‘TK 국비 홀대’ 與野 논쟁에 지역민 싸늘 “민생 좀 챙기시오”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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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3   |  발행일 2019-07-23 제4면   |  수정 2019-07-23
민주·한국당 신경전에 비판 여론

문재인정부의 ‘대구경북(TK) 국비예산 홀대 논란’(영남일보 7월17일자 5면 보도)을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이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여야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당리당략만을 추구하는 정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현 정부의 TK 예산 홀대 논쟁은 지난 1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TK패싱’ 발언에서 촉발됐다. 당시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경제살리기 토론회’에 참석한 황 대표는 축사를 통해 “정부가 예산 편성과정에서 대구경북을 홀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대구시당 등은 바로 다음날 반박 성명을 내고 “과거 대구시와 경북도가 국비확보액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각각 676억원, 4천685억원 증액됐다고 밝힌 바 있다”며 “황 대표는 가짜뉴스로 대구경북민을 현혹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구지역 국회의원인 김부겸(수성구갑), 홍의락 의원(북구을)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황 대표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난주 黃대표 발언으로 촉발
“가짜뉴스” “아니다” 연일 공방



이에 한국당 대구시당도 지난 21일 올 들어 처음으로 성명서를 내는 등 민주당 측의 주장에 맞섰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황 대표는 정부 반영액을 기준으로 TK예산 홀대를 지적했는데, 민주당은 2017년도에 편성된 2018년 예산 이야기는 쏙 빼놓았다”며 “국회 증액안은 대구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노력해서 이뤄진 것이다. 실제 대구시 신청액 대비 정부 반영안이 2조원대로 떨어진 상황을 종합하면 홀대론은 거짓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부겸, 홍의락 의원은 막말로 야당 대표를 비난하기 전에 김해신공항 재검증에 대한 집안 단속부터 하라”고 쏘아 붙였다.

한국당의 재반박에 민주당 측도 22일 두번째 성명을 내고 재반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황 대표가 ‘문 정부 들어 대구만 예산이 줄었다’고 하는데 박근혜정부 때인 2017년에도 대구시 신청안은 3조5천661억원이고 정부안은 이보다 5천107억원 줄어든 3조554억원에 그쳤다. 더구나 당시는 황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임하던 시절”이라며 “한국당은 가짜뉴스로 지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따가운 눈총을 보낸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국회 추경안 처리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은 진흙탕 싸움에만 골몰한다는 것이다. 전모씨(45·대구 수성구)는 “여야가 힘을 합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해도 될까말까 한데 매일같이 서로 헐뜯는 성명서나 내고 있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만 든다”며 “민주당과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볼썽사나운 싸움을 멈추고 시민의 팍팍한 삶을 보듬는 행보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안이 지역 경제 등과 직결된 것이라 양당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정쟁이 길어지면 지역민은 피로감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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