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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장시간 돌리고 냉수·얼음·영양제 보충 수시로…닭·돼지 집단폐사 막기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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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용기자 박현주기자
  • 20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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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염 피해 영천·김천 축산농가

돼지 7천여두를 사육하고 있는 영천 대창면 한 돈사에서 농장직원들이 돼지에게 얼음을 제공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6℃까지 치솟은 1일 영천 청통면 한 돼지농가. 예상과 달리 돈사 안은 열기가 덜했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폭염에 행여나 폐사하는 ‘녀석’이 또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농장주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던 것. 특히 더위에 민감한 임신돈을 위해 분만돈사(분만사)의 실내온도를 29~30℃로 유지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었다. 에어컨 가동은 물론 수시로 냉수와 영양제 등을 보충해 주고 있었다. 이 농장에서는 지난달 30일 20마리가 폐사했다며 손해보험사에 자진 신고한 바 있다. 농장주 A씨는 “돼지 8천두를 사육하고 있는데 지난달 초부터 하루 10시간 이상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폐사하는 돼지가 잇따르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축사 온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선풍기·팬 등을 24시간 가동하는 것은 물론 규모가 큰 축사에는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고 있다. 돼지 7천두를 사육하고 있는 대창면 한 돈사에서는 돼지에게 얼음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이 농장주 한용호씨는 “폭염으로 인한 식욕부진, 저항성 약화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제빙기 3대를 풀 가동해 하루에 세 번 수백㎏의 얼음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돈사 실내온도 낮추려 노심초사
더위에 민감 임신돼지는 더 신경
닭사육장 쿨링패드 설치 효과도
“무더위 일주일 더 가면 위험상황”



권호산 영천시양돈협회 지부장은 “이유기를 갓 지난 새끼(6~7㎏)가 출하(115㎏)될 때까지 농장별 평균 폐사율은 15%가량 된다. 하지만 폭염이 이어질 경우 폐사율은 5~7% 더 높아진다”며 우려했다. 영천시는 축산농가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낮 기온이 35℃ 이상 올라가는 폭염과 밤 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가 이어지면 가축 폐사가 급증할 수 있다”며 “돈사·계사 등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고 깨끗한 물과 비타민 등을 혼합한 사료를 급여해 주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경북 최대 규모인 500여만 수의 닭을 사육하고 있는 김천지역 양계농가도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수준급 사육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폭염을 견디지 못한 집단폐사에는 속수무책이다. 이날 오후 4시에 찾은 김천 구성면 송죽리 오승농장. 닭 20만 수를 사육하는 오재진 대표(61)는 연신 사육장을 드나들고 있었다. 폭염에 대비해 지난해 쿨링패드(라디에이터 원리를 활용한 수냉식 냉각 장치) 설치에 나섰지만 마무리를 못한 것.

오 대표는 “지난해 큰맘 먹고 4천여만원을 들여 사육장(990㎡) 벽면에다 118㎡ 규모의 쿨링패드를 설치해 사육장의 기온을 3℃ 정도 낮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도 “쿨링패드가 설치되지 않은 사육장의 기온은 위험 수위에 육박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오 대표는 자연풍 등을 이용해 사육장 온도를 34~35℃ 사이를 유지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실내온도가 35℃를 넘어서면 체력이 약한 닭부터 폐사 위기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산란계 사육 경력 20년을 자랑하는 그는 “(현재 수준의 더위가) 앞으로 일주일 이상 계속되면 위험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천시는 폭염이 계속되자 양계농가에 면역강화용 사료와 동물 비타민제를 공급하는 한편 축산농가에 대해 가축재해보험 가입을 권장하는 등 피해 예방에 나서고 있다.

글·사진=영천 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김천=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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