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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부족한 지역 농가, 베트남 계절근로자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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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운철기자
  • 20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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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창 영양군수가 지난 7월 16일 작업을 마치고 귀국하는 베트남 근로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 외국인 계절근로자 사업이 시행 4년째를 맞으면서 우리 농가와 외국인농부가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다. 영양군은 농번기 일손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6년 베트남 다낭시 화방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계절근로자를 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89농가에 198명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올해에만 참여자 수가 250명을 넘어선다. 20여명에 불과하던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긍정적 신호로 보여진다. 하지만 정식으로 입국한 계절근로자가 아닌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을 고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단비 같은 존재 ‘외국인농부’

영양에서 상반기 계절근로자로 일해 온 ‘베트남 농부’ 61명이 지난달 16일 90일간의 ‘봄철 농번기 사업’을 마치고 출국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베트남 농부들을 환송하는 자리에서 “낯선 곳에서 작업하느라 고생한 여러분에게 영양군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사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영양·청송군 등 농촌 지자체의 일손부족 현상은 수년 전부터 본격화했다. 이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주고 있는 것이 계절근로자, 즉 외국인 농부다. 오 군수는 이들이 없으면 농촌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면서 일손의 절박함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영양군 외국인 농부 투입 사업
4년만에 참가자 수 10배 증가
오 군수, 농민대표해 감사인사

불법체류자 무차별 고용 늘면서
강제 출국·농사일 중단 부작용
별다른 단속없어 대책마련 필요


올해 처음으로 계절근로자 사업에 참여한 영양지역 한 농민은 “말로만 듣던 베트남 근로자와 함께 일하게 됐는데 수박농사에 큰 힘이 됐다. 수확도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을 텐데 90일이라는 체류기간 제한 규정이 아쉽다. 내년에 꼭 다시 오길 바란다”고 했다.

초기 낯선 환경과 문화적 차이로 한국농촌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가던 사례도 이젠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우리 농민들의 배려와 정은 계절근로자를 감동시키고 있다. 출국길에 오른 카오 반 푸옥씨(40)는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할 뻔했는데 농장주가 병원비와 약값을 대신 지불해 줘 고마웠다. 첫 월급도 받기 전이라 걱정했는데 농장주가 마음을 써 준 덕분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어머니 같은 분을 만나 즐겁게 지내다 돌아갈 수 있어 고맙고 앞으로도 자주 연락하며 지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불법 체류자 고용·신고 악순환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농부의 효용성을 확인한 일부 우리 농가에서 정식 계절근로자가 아닌 불법체류자를 무차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사법당국에서는 불법 체류자인 줄 알지만 농촌현실이 어렵다 보니 신고가 없으면 단속하지 않는 실정이다. 최근 영양지역에서는 불법 체류자들이 당국에 의해 대거 적발돼 강제 출국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지역에서는 70여명이 강제 출국되면서 농사일이 중단되기도 했다. 채용했다가 일거리가 없어지자 한국인 고용주가 일부러 신고했다는 둥,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지 못한 농민이 홧김에 신고했다는 둥 소문이 무성하다.

이 때문에 불법 체류 상태의 외국인농부는 항상 불안하다. 언제 잡혀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반면 일손이 부족한 농민은 고사리손이라도 필요한 때라 이들이 절실하다. 일부 불법 체류자들은 애타는 농심을 악용해 온갖 권리를 주장해 다툼이 일기도 한다. 결국 품삯에 불만을 품고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고용주를 찾아 집단적으로 떠나는 현상도 간혹 볼 수 있다.

영양군 관계자는 “불법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역에서 일손을 지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이들에 대한 인권문제 등이 사각지대에 놓여 항시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가급적이면 필요 인력을 신청해 정식으로 입국한 계절노동자들을 이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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