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무좀’…다 나은 듯해도 연고 2∼3주 더 발라야 재발 줄어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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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6 08:00  |  수정 2019-08-06 08:01  |  발행일 2019-08-06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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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절정을 향해 가면서 덥고 습해진 날씨로 인해 무좀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무좀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균이 더 잘 증식하며 전염성도 강하다. 여름철 빈번하게 발생하는 무좀은 유형별로 일부 다르지만 습도 조절 등 치료법은 동일하다. 무좀 치료를 위해서는 발을 깨끗한 물에 씻고 바람이 잘 통하게 해야 한다.

◆겨울엔 잠잠하다가도 여름에 유행

무좀은 피부사상균이 발 피부 각질층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곰팡이 질환을 지칭한다. 여러 종류의 피부사상균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가장 흔한 원인균은 적색백선균으로 알려져 있다.

무좀균은 피부의 주성분인 각질을 분해하는 무기가 있어 각질로부터 쉽게 영양분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피부의 각질은 벽돌처럼 단단한 화학물질로 몸속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장벽을 형성해 보호한다. 또 이 부분은 수분이 매우 적고, 있는 수분도 공기 속으로 쉽게 발산돼 매우 건조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겨울에는 좀 잠잠하던 무좀이 여름만 되면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여름에는 몸에 땀이 나 각질에 수분이 유지된다. 이때 무좀이 다시 발생하는 것은 남아 있던 무좀균의 포자가 다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분이 부족하거나 무좀약을 발라 자라기가 어려운 환경이 되면 포자를 형성한다. 추운 겨울에 얼어 죽어버리는 식물들이 씨앗을 통해 겨울을 지나는 것과 비슷하다.


서너째·네댓째 발가락 사이 발병 빈번
손발 씻고 잘 말리기 등 습도조절 중요

유형별 원인균·증상따라 치료제 선택

식초 바르기 등 민간요법 썼다간 악화
항진균제, 고혈압약 함께 복용땐 부작용



무좀은 환자와 직접적인 피부 접촉을 하거나 수영장, 공중목욕탕 수건, 신발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무좀 환자의 인설(살비듬)에는 곰팡이가 있어 목욕탕처럼 맨발로 많이 모이는 곳에서 환자에게서 떨어져 나온 인설을 통해 발로 전염될 수 있다. 특히 발에 습도가 높은 환경이 유지되거나 당뇨병이나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걸어 다니면서 피부에 손상이 생긴 틈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크다.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의 피부가 짓무르거나 작은 수포가 발생해 진물이 흐르고 각질이 생기며 심한 경우 2차 세균감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어 발톱이나 손에도 곰팡이가 자라 발톱의 색깔과 두께, 모양 등이 변형되기도 한다.

송창현 대구파티마병원 과장은 “발은 해부학적으로 땀이 발생하였을 경우, 젖은 채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희게 짓무르고 균열이 생기게 되는데, 짓물렀던 부위가 건조되면서 인설이 발생하게 되고 적절히 치료되지 않을 경우, 양측의 발가락과 발바닥 전체로 병변이 넓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할 땐 손·발톱에 전염도

발 무좀은 발가락 사이 특히 4번째와 5번째 발가락 혹은 3번째, 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가장 많이 생긴다. 발가락 사이 피부가 짓무르고 습기에 불어서 허옇게 되거나 갈라지며 각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특히 날이 더운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불쾌한 발 냄새가 나기도 하고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발바닥이나 가장자리에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물집이 생기거나 발바닥 전체에 각질이 비듬처럼 떨어지기도 한다.

무좀은 손톱이나 발톱에도 생긴다. ‘손·발톱 백선’은 손톱과 발톱이 점점 황백색으로 변하다 광택이 없어지며 두꺼워지고 끝부분이 쉽게 부스러진다. 손·발톱 가장자리부터 백색이나 황색가루가 부슬부슬 떨어진다. 심하면 손발톱이 거의 없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손발톱이 피부를 눌러 피부가 빨갛게 되거나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청결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여름철에는 면양말을 신거나 실내에서는 슬리퍼를 착용한다. 또 옷장에 습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해야 하고, 가족 중 곰팡이 피부질환자가 있으면 옷과 수건 등을 따로 사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좀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발을 깨끗이 닦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 더 자주 씻는다. 씻은 발의 물기를 바람에 잘 말려 발가락 사이까지 건조하게 유지한다. 조이는 신발보다는 발가락이 나오는 샌들과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다.

◆상처에 식초 바르면 안돼

무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도말 검사 및 진균 배양검사를 한다. 인설을 긁어모아 현미경으로 관찰하거나 배지에 넣어 배양한다.

무좀은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하루 1~2회 정도 병변과 주변부에 펴 바른다. 피부과를 방문하면 치료는 4~6주간 항진균제와 각질 용해제 등을 처방받아 바르거나 복용한다. 진물이 심하게 나거나 2차 감염이 동반되면 냉습포 요법과 항생제를 병용해야 한다. 완치한 것 같아도 2~3주는 계속해서 연고를 발라주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도 좋아지지 않으면 먹는 약을 쓰기도 한다. 만일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했다면 의사와 상담 후 먹는 항생제를 복용한다. 희석된 소독약으로 세척하는 치료를 받기도 한다.

무좀은 곰팡이(진균)의 일종인 피부사상균 감염에 따른 것으로 치료를 위해서는 보통 항진균제를 투여한다. 하지만 항진균제는 고지혈증, 고혈압, 협심증, 배뇨장애, 발기부전, 편두통, 결핵 등을 치료하는 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해 항진균제와 함께 투여하면 안 되는 금기 의약품은 총 653개 품목이다. 심사평가원은 2010년 12월부터 의·약사가 의약품의 부작용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안전하게 처방·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약품 안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영남대병원 신동훈 교수는 “무좀을 치료하기 위해 식초를 바르는 것과 같은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무좀은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약으로 충분한 기간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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