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눈물흘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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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6 07:54  |  수정 2019-08-06 07:54  |  발행일 2019-08-06 제20면
“시도 때도 없이 주룩주룩…눈물길 막혔는지 확인해야”
눈물이 코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에 고여 넘치는 증상
방치하면 만성염증으로 진행…고름도 자주 닦아내야
증상 1년 미만인 경우 항생·소염제 등으로 약물치료
[전문의에게 듣는다] 눈물흘림증
[전문의에게 듣는다] 눈물흘림증
영남대병원 손준혁 교수

슬프지도 않은데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주르륵 나기 시작한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감수성이 풍부할 나이는 지난 지가 오래인 중년에 접어들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 눈물은 중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서러워 ‘눈물이 나나 보다’ 하고 넘어갈 눈물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난다면 눈물흘림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눈물은 정상적인 눈물 배출경로인 눈물길을 통해 코로 배출돼야 한다. 눈물흘림증의 눈물은 눈물길의 이상으로 눈물이 코로 배출되지 못하고 눈에 항상 고여 눈꺼풀 밖으로 흘러넘치는 증상을 말한다. 심할 경우 염증이 생기면서 고름까지 자주 닦아내야 할 정도가 되며, 계속 방치할 경우에는 만성염증으로 진행되거나 비가역적으로 눈물길이 막혀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눈물흘림증이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의 경우 눈물의 과다생성을 배제하면 눈물길의 막힘이 주요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눈물길은 눈물점, 눈물소관, 눈물주머니와 코눈물관으로 구성돼 있다.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은 각막과 결막을 지나 눈의 안쪽 구석에 있는 눈물점으로 모이고 눈물관을 통과한 후 눈물소관, 코눈물관을 통해 코 안으로 배출된다.

이런 눈부터 코까지의 배출경로 중 어느 곳에라도 이상이 있으면 눈물흘림증이 생길 수 있다. 선천적으로 눈물길이 좁은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만성 염증이나 고령 등의 후천적인 원인으로 눈물길이 협착 혹은 폐쇄되는 것이 가장 많다.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계속 눈물이 눈 안에 고이거나 뺨으로 흘러내려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고인 눈물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뺨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자주 닦아야하는 불편이 생긴다. 또한 눈가 피부가 헐고 짓무르며 부종이 생기고, 충혈과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염증이 지속되면 눈곱이 자주 끼게 되고 일부에서는 눈물주머니염이 생겨 눈쪽으로 고름이 역류하기도 한다. 염증이 눈꺼풀이나 안구 주변으로 퍼지면 봉와직염이 생길 수 있다.

눈물길이 막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눈물길에 식염수를 주입하는 눈물소관 관류술을 시행한다. 식염수를 채운 주사기를 눈물소관에 삽입 후 식염수를 주입하여 코나 목 뒤로 식염수가 내려오는지를 본다. 식염수가 역류한다면 눈물길이 막혔다고 볼 수 있으며 식염수가 일부 목으로 내려오면 눈물길이 완전히 막힌 건 아니라고 본다. 또한 추가적으로 막힌 부위와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눈물주머니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하며 기타 여러 검사로 눈물길 폐쇄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다.

눈물길이 막힌 정도가 심하지 않으며 증상이 1년 미만인 경우는 막힘이 가역적일 수 있다고 여겨 항생제와 소염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지속되거나 오랜 증상을 가진 환자의 경우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수술치료 대상인 환자 중 눈물길이 완전히 막히지 않고 좁아진 경우에는 국소마취로 진행되는 ‘실리콘관삽입술’을 시행한다. 얇은 실리콘관을 기존의 눈물길에 넣어 길을 넓혀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눈물길이 완전히 막혀 있다면 전신마취로 진행되는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기존의 눈물길 대신 눈물주머니와 코 사이에 있는 뼈에 작은 구멍을 내어 눈물길을 새로 만드는 수술이다. 이 새로운 길로 눈물이 원활하게 빠져나갈 수 있게 한다.

최근에는 직경 0.9㎜의 아주 가는 내시경으로 눈물길을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누도미세내시경’이 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영남대병원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누도미세내시경은 기존의 눈물소관 관류술이나 조영술과는 달리 직접 눈물길 내의 병인을 관찰하고 필요시 재개통 또는 확장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부분마취로도 가능하여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대병원 손준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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