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딛고 영화로 ‘장애인-비장애인 소통’ 기여

  • 최미희 시민
  • |
  • 입력 2019-08-07   |  발행일 2019-08-07 제12면   |  수정 2019-08-07
단편영화 6편 제작한 이창환씨
“장애인들과 영상작업 함께하며
사회에 마음여는 데 도움주고파”
뇌병변 딛고 영화로 ‘장애인-비장애인 소통’ 기여
활짝 웃고 있는 이창환 영화감독. 그는 이미 6편의 단편 영화를 제작했다.

중증 뇌병변 장애를 가진 이창환 영화감독(40· 대구 수성구 범물동)을 만났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 감독은 한 장애인복지관의 장애인 미디어 강좌를 통해 ‘재미없게 봐 주세요’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2009년 제10회 장애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이 감독은 이 영화의 기획과 연출을 했고, 주연도 맡았다. 촬영은 어머니와 둘째 동생 등의 도움을 받았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는 이 감독은 이 영화 외에도 ‘재미있게 봐 주세요’를 비롯해 5편의 단편 영화를 더 만들 정도로 영화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일곱 번째 단편영화를 구상 중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이 감독은 대학생이 되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해 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전동휠체어는 활동 범위를 넓혀 주었다. 본가와 가까이 살면서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고 있다.

그의 곁에는 이모라 부르는 활동 보조인이 2년째 함께하고 있다. 이모 활동 보조인은 “이 감독은 착하고 똑똑하며 글을 잘 쓸 뿐만 아니라 책임감도 강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앞으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와 영상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장애 인권 강사 활동을 위해 <사>대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마련한 장애 인권 강사 양성과정 교육도 마쳤다.

그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자 하는 이유는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마음의 문을 더 닫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내면적 이질감을 경험하고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장애인이 비장애인에게 다가가는 마음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강의는 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AAC,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로 하게 된다. AAC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몸짓을 통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대체·보완하는 도구다.

이 감독은 장애를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장애 인권 강사로 활동하며 스스로 마음 열기에 주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 감독은 “비장애인들이 그냥 있는 그대로 장애인을 대해 주면 좋겠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글·사진=최미희 시민기자 sopi900@naver.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