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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의 뮤직톡톡] ‘딴스홀’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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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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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불평등에 대항, 강렬한 비트·랩 내뱉으며 비폭력·원초적인 몸부림

1990년대 10대들의 우상이었고 한국 힙합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서태지와 아이들. <서태지 닷컴 제공>
‘우리들의 어린시절 이미 지나갔고 어른이란 이름으로 힘든 직장 갖고 생활하면서 이미 뽀얀 얼굴은 갔고 그런 걸 갖고 고생이라 말하고~’

위의 노래는 1990년대초 한국 힙합의 개척자라 할 수 있는 듀스가 부른 ‘고고고’의 가사 첫머리다. 가끔 노래방에 가면 큰맘 먹고 불러보던 애창곡 중 하나다.

힙합은 흑인들이 만들어낸 여러 장르들(재즈·블루스·펑크·로큰롤) 중 하나다. 힙합이 시작된 배경을 살펴보면 악기를 다룰 형편과 교육 여건이 안 되는 젊은 흑인들이 부모가 소유한 LP에 수록된 음원들을 조합해 리듬을 만들고 그 토대 위에 운율과 시대정신을 담아 세상을 향해 외치며 시작된 장르다. 당시 힙합이 시작된 80년대 미국은 여전히 흑인에 대해 차별이 심한 시기였다.

‘비밥’이라는 재즈 장르가 시작된 40년대의 배경을 살펴보면, 그 역시 힙합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사회적 생태환경에 의해 파생된 장르라 볼 수 있다. 백인 커플들이 스윙댄스를 출 때 대다수의 흑인 연주자들은 춤꾼을 위한 반주자에 불과했다. 그 중 소수의 재즈 뮤지션들이 작은 클럽에 모여 춤추기에 불가능할 정도가 아니라 손으로 박자를 세기에도 벅찬 템포로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비밥은 춤을 추기 위한 도구가 아닌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앞다퉈 ‘실용음악과’를 만들어 놓았다. 100여개 대학에서 비밥을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흑인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대부분의 장르들은 억압과 불평등에 의해 시작된 음악장르이자 사회운동의 한 방편이기도 했다. 힙합이 발산하는 강렬한 비트와 그 위에 속사포처럼 내뱉는 랩을 들으며 그들의 불만과 불안감을 현장에서나마 소각해 버리는, 비폭력적이며 원초적인 몸부림이랄 수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유명 그룹의 멤버가 운영하는 클럽에서 폭력과 마약, 거기에 성범죄까지 일어난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범죄에 가담한 대부분은 가진 자였다.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들이다. 그리고 물의를 일으킨 클럽은 힙합클럽이 아닌 힙합을 했던 자들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일 뿐이었다. 그 여파로 대구에 있는 힙합클럽 몇 곳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춤을 출 수 있는 클럽을 운영하려면 ‘버닝썬’처럼 유흥주점으로 업종변경을 하라고 귀띔하기도 한다. 마약과 성범죄가 발생한 그곳과 같은 업종으로 바꾸라는 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인식은 문제의 근본을 들여다보지 못한 처사다.

지자체와 힙합클럽을 운영하는 업주들, 그곳에 종사하는 음악인들이 모여 대화를 하며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과 힙합클럽에 종사하는 이들이 해야 할 일들을 함께 만들어 보는 자리라도 만들어야 한다.

37년 조선인 음반제작자를 중심으로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는 청원에 일제 총독부의 불허판정이 나온 이래 댄스홀은 여전히 불허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다 2016년부터 몇몇 지자체를 중심으로 ‘객석에서 춤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226개의 기초자치단체 중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광주, 울산까지 모두 7곳이 허용되었다.

물론 댄스홀이 허용되는 조건은 까다롭다. 먼저 무대가 아닌 객석에서 춤추는 행위만이 허용되는 점과 유흥주점 기준의 안전시설을 갖춘 일반음식점에 한해 가능하다는 조건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댄스홀을 허한 것이 아니라 ‘댄스 통로’를 허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광주의 한 클럽에서 불법 증·개축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복층 구조물의 붕괴로 2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다중이용업소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에 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한 예고된 참사이기도 하다.

즉,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9조5항에 따라 소방본부장 또는 소방서장이 발행하는 안전시설 등 완비증명서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해 벌어진 사건이다.

안전 수칙을 이행하지 못해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인해 자칫 춤을 추는 행위가 안전하지 못하고 퇴폐적인 문화로 치부될까 우려스럽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사랑과 용서도 있지만 분노와 두려움도 공존한다. 역사 이래로 청년들은 기존 사회에 순응해 본 적이 없다. 수천년 전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 것들은 말을 듣지 않는다’는 불만이 적혀 있다. 사회에 대한 불만과 적개심은 억압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그들의 불만을 식혀줄 수도 없다. 재즈드러머 sorikong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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