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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보관 허용량 20배 초과해도 사업장 처벌은 ‘솜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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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용기자 박성우기자
  •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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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곳곳 쓰레기 불법투기 몸살

영천, 3천여t 허가에 5만4천t 보관

배달앱 이용 화물운송해 수사에 난항

처리비용 국비보조·구상권 청구 검토

“운반화물차 몰수 등 법적용 엄격해야”

[영천·청도]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각종 산업·일반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후 도주하는 사례가 영천에 이어 청도 등 경북 곳곳에서 발생하자 지자체별로 후속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인·허가를 받은 폐기물사업장에서도 허용보관량보다 훨씬 많은 불법 폐기물을 무단 방치해 화재 우려는 물론 악취와 토양오염 등의 문제로 주민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영천 허용량의 18배 이상 보관

영천시는 허용량을 초과해 보관하고 있는 폐기물사업장 3곳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우선 추진한다. 이들 사업장은 현재 화재위험이나 악취 등의 문제로 인근 주민의 민원 대상이 되고 있다. 시는 3곳의 폐기물 처리비용이 44억여원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2차추경에 30억원을 편성해 우선 처리한 다음 이들 사업장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8월 말 열리는 영천시의회 임시회에 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의회는 “혈세 수십억원을 들여 처리한 뒤 그 비용을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과연 받아낼 수 있느냐”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타 시·군도 의성군처럼 국비지원에만 기댈 뿐 별다른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관내 주요 불법폐기물은 5만4천t 정도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시가 허가해 준 폐기물 사업장 허용보관량은 6%인 3천여t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당초 신고한 허용보관량을 초과하거나 공장 임대 후 폐기물을 불법 무단 투기한 것이다. 대창면 한 폐기물사업장은 폐기물 보관허용량이 1천여t이지만 실제 보관량은 2만t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사업장에서는 지난 5월과 7월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민으로부터 ‘고의 방화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앞서 시는 지난 7월 이들 사업장에 대해 폐기물처리명령,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했지만 쉽사리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사업장 관계자 등 15명을 사법기관에 고발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단순한 불법쓰레기 무단 투기로 보고 벌금형에 처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 같은 행위는 고의성이 짙은 만큼 중범죄로 처벌해야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 폐기물 불법 투기자는 누구?

발빠른 대처로 청도 금천면 폐기물 불법 투기현장을 적발(영남일보 8월12일자 8면 보도)해 피해를 줄인 청도군도 폐기물 처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 11일 불법폐기물 처리 관련부서 대책회의를 개최한 군은 12일 청도경찰서에 폐기물 불법 투기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또 불법폐기물이 적재·투기된 공장 소유주를 불러 추가 투기 방지 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군은 수사 결과 실질적인 투기자가 밝혀지면 폐기물 처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에 검거된 운반책들은 배달앱을 통해 화물 운송 배차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현실적으로 폐기물 투기자를 밝혀내기가 만만찮은 과정임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군은 경찰수사로 투기자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1차적으로 공장소유주에게 처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만약 이 또한 녹록지 않을 경우 먼저 국비보조를 받아 처리한 후에 투기자 또는 건물소유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역에선 보다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야 폐기물 불법투기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형법 48조 1항1호에는 범죄행위에 제공한 차량은 몰수 또는 압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이를 엄격히 적용하면 불법폐기물 투기를 막을 수 있다는 것. 한 주민은 “불법폐기물 운반에 동원되는 화물차량은 관련 배송앱 등을 통해 배차가 이뤄진다. 화물차량 한 대 가격이 2억원 정도 한다. 범죄에 사용된 차량이 몰수된다는 것을 알면 100만~200만원 벌려고 차량 소유주가 쉽게 폐기물 운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시용기자 waa13299@yeongnam.com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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