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구내염

  • 홍석천
  • |
  • 입력 2019-08-13 07:57  |  수정 2019-08-13 07:57  |  발행일 2019-08-13 제20면
“혀 깨물거나 볼펜 물고 있는 버릇 버려라”
20190813

한 60대 여성이 몇 달 전 발생한 혓바늘로 ‘밥을 먹을 수 없다’는 불편함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구강 검사 결과, 혀의 좌측 부위에 2㎝ 크기의 원형 궤양이 관찰됐다. 게다가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크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구강 외 다른 전신 부위의 이상이 관찰되지 않아 외상성 구내염으로 진단했다. 트리암시놀론 주사요법을 시행했고 스테로이드 가글용액을 사용토록 했다. 환자는 1주 후에 궤양의 대부분이 소실되면서 생활의 불편을 해결할 수 있었다. 간단한 치료를 통해 수개월 동안의 불편함이 한 번에 해결된 경우다.

80대 여성은 입 안에 하얀 막이 생기는 병에 걸렸다고 하면서 보호자와 함께 내원했다. 보호자는 구강암에 걸린 것 같다며 어떻게든 낫게 해달라고 애원했고, 환자는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환자는 이틀 전부터 입안이 마르고 따가워 거울로 보니 하얀 막이 처음 보였고, 이틀 만에 입안 전체로 퍼졌다고 했다. 구강 검사 결과 입안 전체에 하얀 막이 생겼고 자세한 관찰을 위해 푸른색으로 염색을 한 상태였다. 캔디다구내염으로 진단하에 항진균제 가글을 처방했고, 그 결과 2주 후 하얀막은 사라졌다. 여러 전신 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분으로 구강건조증으로 인해 곰팡이균이 빠르게 증식했던 경우다.


입 안에 생기는 궤양·혓바늘 등 모든 증상
불필요한 자극 줄이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구강연고 ‘묻지마 사용’ 오히려 병 더 키워



20190813
대가대병원 치과 김지락 교수

구내염은 입안에 생기는 궤양, 혓바늘과 같은 불편한 증상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얼핏 보면 모양이 다 비슷해 보이지만 구내염의 종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구내염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아프타성 구내염= 구강에서 가장 빈번히 볼 수 있는 궤양성 질환이다. 입술, 볼, 혀 등의 점막에 하나 혹은 수 개의 작은 궤양으로 나타난다. 면역질환으로 유전적 특징이 있으며 외상, 피로,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다. 특별한 치료 없이도 2~3주면 자연 치유가 되나 재발이 잦고 통증이 심해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한다. 빈혈 혹은 비타민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치료는 구강내과의사와 상의해 스테로이드 용액, 국소마취제, 구강항균용액, 구강 연고를 이용한다.

△캔디다성 구내염= 곰팡이균에 의한 기회감염으로 발생하는 구내염으로 혀와 볼 점막에 잘 나타난다. 흰색막을 형성하기도 하며 점막이 위축 혹은 증식을 보이기도 한다. 주로 구강위생이나 틀니의 관리가 불량한 경우에 발생한다. 또 타액 분비가 감소된 경우, 빈혈·당뇨·비타민B12 부족 시, 전신 질환과 투약에 의한 전신 면역 저하와 광범위한 항생제 장기 투여에 의한 구강내 세균의 불균형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치료는 항진균제를 성분으로 하는 구강세정제를 사용하거나 항진균제를 복용하고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외과적으로 절제하기도 한다.

△구강내 편평태선= 자극성 있는 음식(특히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쓰린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을 가지는 질환으로 면역반응의 결과로 발생한다. 전체 인구의 약 1% 내외로 보고되며 4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여성에게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의 편평태선과 같은 것으로 구강내에서는 볼과 전정부, 혀, 치은에 잘 발생하고 하얀 선이 그물처럼 얽힌 형태로 나타나거나 점막이 붉고 매끈하게 위축이 되거나 점막이 헐기도 한다. 치료는 구강내과의사와 상의해 스테로이드의 국소 적용 혹은 복용, 항세균 양치용액, 구강 연고를 이용한다.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구강암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단순포진성 구내염=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구강 감염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감염 환자는 대부분 어린이로 대개 증상이 없이 지나가지만 발열 등 감기와 같은 증상과 함께 입안 곳곳에 비교적 심한 수포를 형성하고 수포가 터지면서 출혈 및 궤양을 보인다. 이차성 감염은 첫 감염 치유 후 바이러스가 감염 부위와 관련된 신경 안에 잠복해 있다 면역기능 저하, 스트레스 등에 의해 주로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형태로 나타난다.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은 2주 정도 경과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되며 통증 조절을 위한 국소마취제, 진통제 및 항바이러스제 복용 및 연고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같은 구내염 예방을 위해서는 입안에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혀를 깨무는 습관, 볼펜을 물고 있는 버릇과 같이 기계적인 자극뿐 아니라 담배, 술과 같은 화학적 자극도 해당한다. 그리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구강 내 점막이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구내염 치료를 위해서는 시중에 나와있는 연고는 잘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확한 용도와 사용방법을 모른 채 무작정 사용하게 되면 병을 더 키우게 된다. 특히 일부 연고는 조직을 인위적으로 괴사시켜 통증을 줄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또 구내염이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다른 전신질환과의 연관성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구강내과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홍석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