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될 것” 日에 역사 성찰 촉구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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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4   |  발행일 2019-08-14 제4면   |  수정 2019-08-14
독립유공자·유족 청와대 초청 오찬
20190814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독립유공자와 유족 등을 청와대로 초대해 오찬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의 애국정신을 피력하는 한편,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해선 ‘기미독립선언서’를 인용하며 성숙하고 품위 있는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 후면 74번째 광복절을 맞이한다”며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는 광복절이기에 더욱 각별하다”고 운을 뗐다.


“100년전 선조 품위있게 독립운동
日에 의연한 대응 하나된 힘 절실”
안중근의사 외손녀등 160여명 참석



그는 “74년 전 우리는 광복을 맞아 새로운 나라를 꿈꿨고, 과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며 “일본과도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왔고, 일본이 잘못된 역사를 깊이 성찰하길 바라며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에 이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며 “양국이 함께해온 우호·협력의 노력에 비춰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과 관련해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도 우리 경제를 흔들려는 경제보복에 단호하면서도 두 나라 국민 사이의 우호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의연하고 성숙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100년 전 독립운동의 길에 나선 우리 선조들은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일’이라고 선언했다. 아주 준엄하면서도 품위 있는 자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람과 사람,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사이의 공존·상생·평화·번영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잊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역사를 성찰하는 힘이 있는 한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나라로 발전해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당당한 경제력을 갖춘 나라가 됐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한 나라로 동북아에 평화·번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국민의 자부심에 원천이 돼주신 독립유공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100년 전 선조들의 뜻과 이상은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다. 평화·번영의 한반도라는 중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고, 광복을 완성하기 위해 분단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하나 된 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김구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겨 먹던 ‘쫑즈(대나무 잎으로 깜싼 밥)’와 ‘홍샤오로우(간장에 조린 돼지고기)’였다.

행사에는 생존 애국지사 9명과 광복절 경축식 독립유공자 서훈 친수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미국·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프랑스·호주 등 6개국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 36명도 참석했으며,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인 황은주 여사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가족이 겪은 시련을 얘기하기도 했다.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회장인 함세웅 신부는 ‘극일항쟁(克日抗爭)’이라는 문구가 담긴 붓글씨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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