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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밖서만 나도는 온누리상품권…암거래에 단속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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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지기자
  •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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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자·상인·인터넷매매자들

할인가 구입 뒤 되팔아 시세차익

매년 판매액 느는데 시장선 씨말라

적발 힘들고 관련 처벌규정도 없어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올라온 대구온누리상품권 매매 문구. <인터넷 중고카페 캡처>

13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역의 모 신협 A이사장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4명의 타인 명의를 도용해 총 3억2천6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액면가보다 싼 가격에 대리 구매한 의혹(영남일보 8월11일자 인터넷판 보도)을 받고 있다. 대리구매는 불법이다. 해당 신협 이사장 등을 경찰에 고발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대리인을 통해 사들인 3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유통한 금액이 이사장 자신의 돈인지, 혹은 돈을 그 사람들에게 받아서 상품권을 산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액면가보다 싼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한 뒤 일정 차액을 남기고 되파는 속칭 ‘온누리 상품권 깡’이 숙지지 않고 있다. 단속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데다 개인 간 거래는 규제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온누리 상품권은 금융기관에서 5%할인, 1인당 월 30만원 한도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명절이 다가오면 할인폭과 한도가 늘어난다. 지난 설 할인폭은 10%, 한도는 50만원이었다.

때문에 명절을 앞두고 금융기관마다 상품권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금융기관 입구에는 ‘상품권 품절’ 등의 문구가 나붙기도 한다.

금융기관이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는데는 정부가 상품권 유통 활성화를 위해 할인폭만큼 세금으로 보전해 주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지출한 할인 보전액은 무려 74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정작 전통시장에서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북구 산격종합시장의 상인 강모씨(62)는 “은행에서는 상품권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하지만, 실제로 상품권을 가지고 물건 사러 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금융기관에서 팔린 상품권이 상품권 깡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외 장소에서 할인 유통되기 때문이다.

상품권 깡의 방식은 여러 가지다. 정부 규제에 따라 직접 상품권을 구입할 수 없는 일부 시장 상인과 온누리 상품권 가맹점주들은 제3자를 동원해 할인된 상품권을 산 후, 액면가 그대로 금융기관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시장상인회가 소속 가맹점이 아닌 비가맹점, 지인 등의 요청에 의해 상품권을 환전해주는 사례도 적발됐다. 상품권을 전문으로 사들이는 사설환전소에 되파는 방식도 있다.

인터넷상으로도 쉽게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날 전국 최대 규모의 인터넷 중고카페에 ‘대구 온누리상품권’을 검색한 결과, 상품권을 사고 파는 내용의 게시물 500개가량이 검색됐다. 2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24만원에 팔고 있었다. 만약 명절에 10%할인된 가격에 구매한 경우라면 1만5천원의 차액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온누리 상품권을 다른 목적으로 매입해 시세 차익을 보려는 사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런 거래를 근절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상품권을 할인 구매한 뒤 사설환전소 등에 팔거나 지인을 동원해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할 경우, 남는 장사인 탓에 입단속이 철저하게 이뤄진다. 상품권을 구매하려는 은행 고객들 중 누가 실제로 시장에서 상품권을 사용하려는 의도로 구매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별해내기 어렵다는 것도 한몫한다.

사설환전소에서의 상품권 매매나 인터넷 카페를 통한 매매도 민간 상거래에 해당해 정부에서 막을 명분이 없다. 또 이를 현금화해서 부정유통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규제할 수단이나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규정도 없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개인이 상품권 깡에 나서는 행위도 민간의 상거래인 이상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사안의 경중에 따라서는 개인에 대해서도 형사고발 및 국고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부정유통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앞으로 현장점검반 추가편성을 통해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고, 상품권 유통경로를 철저히 분석해 부정유통을 뿌리 뽑을 계획”이라며 “또한 금융기관 종사자가 구매단계에서 인지 가능한 부정유통 의심사례를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5년간 대구의 온누리상품권 판매액은 2014년 366억원, 2015년 678억원, 2016년 898억원, 2017년 1천166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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