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자갈마당’성업중…업체연대해 수사방해도

  • 유승진
  • |
  • 입력 2019-08-16 07:25  |  수정 2019-08-16 07:36  |  발행일 2019-08-16 제6면
온라인서 대구지역 성매매 활개
전화 등으로 두번이상 사전확인
“주말 한 업소엔 30명넘게 연락와”
차로 이동하며 경찰추적 피해
20190816
대구경북 지역민을 상대로 성업중인 인터넷 모 성매매 사이트. (인터넷사이트 캡처)

자갈마당은 폐쇄했지만 음지로 파고든 ‘사이버 자갈마당’은 여전히 대구에서 성행 중이다.

지난 9일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한 사이트에 접속, 대구를 검색하니 40여개의 업소가 나왔다. 낯 뜨거운 사진을 통해 성 구매자를 유혹하고 있었다. 댓글에는 이용자들의 후기 역시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한 업소에 전화를 하니 전화로 몇 가지 인증을 요구했다. 타 업소 방문 경험, 신분증과 명함 사진 보내기, SNS 계정 주소 알려주기 등이었다. 인증과정에 대해 물으니 “요새 단속이 심해 몇 차례 인증과정을 거친다. 안 그러면 우리 모두가 다친다”는 답이 돌아왔다. 단속 위험에 대해서는 “단속이 심할 때는 심하지만 모든 업소를 다 단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 없으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대대적인 성매매 단속 이후 새롭게 등장한 사이트를 통해 한 업소에 연락, 전화 인증을 통과(?)한 뒤 지난 13일 달서구 죽전동의 한 골목에서 업소 관계자를 기다렸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검은색 차량을 탄 업소 관계자가 다가와 일단 차에 타라고 말했다. 차에 타니 전화로 인증한 과정을 한 번 더 거쳤다. 5분 정도 차로 이동했다. 업소 관계자는 “차로 움직이는 이유는 미행이나 뒤 따라오는 경찰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 “주말의 경우 하루 평균 30명이 넘게 연락이 오기 때문에 낮에 미리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후 그는 한 오피스텔 앞에 차를 세운 뒤 “OOO호에 가서 벨 누르고, 계산은 거기서 하세요”라고 말한 뒤 어디로 사라졌다. 문을 열고 들어간 뒤 마음이 바뀌었다는 핑계로, 그곳을 빠져 나왔다.

이처럼 인터넷 상에서 ‘사이버 자갈마당’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성매매 사이트 서버가 대부분 해외에 있어 개설자 추적이 쉽지 않은 것은 물론 도메인만 바꾸면 며칠 후 다시 비슷한 형태의 ‘사이버 자갈마당’ 사이트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최근에는 보안이 높은 메신저를 사용해 손님과 업소간의 접촉이 은밀해진 탓에 현장 단속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함정 수사 등의 방식도 요사이는 업체들끼리 연대를 맺어 수사를 방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경찰청이 발표한 전국 성매매업소 현황에 따르면 대구는 141곳의 성매매 업소가 있고, 이 안에는 오피스텔을 이용한 성매매, 안마 시술소, 마사지방, 키스방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 여성을 비롯해 태국, 필리핀, 베트남, 러시아 등 성매매 여성의 국적도 다양하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6월 성매매 사이트 ‘밤의 전쟁’ 집중 단속을 벌여 17건의 성매매 업체를 적발해 이 중 57명을 입건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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