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손맛] 선상에서 즐기는 한치 메탈 게임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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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6   |  발행일 2019-08-16 제38면   |  수정 2020-09-08
여름밤 남녀노소가 즐기는 맛있는 손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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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는 오징어보다 다리가 짧아 다리 길이가 ‘한 치’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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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선상에서 씨알 좋은 한치를 낚아 낸 이하늘씨.

제주도·남해권에서 이루어지는 한치낚시. 과거에는 갈치낚시와 비슷한 방법으로 잡았다. 긴 낚싯대를 거치시키거나 자세에 원줄을 감고 무거운 봉돌을 달고 한치 루어를 10여 개 달아 계속 고패질을 하다가 무게가 느껴지면 잡아 올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런 전통적인 방법의 한치낚시는 우선 손맛을 느끼기 힘들다. 한치의 입질이 미약하면 거의 잡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몇 년 전부터 한치 이카메탈 낚시가 경남 진해권 일부에서 시작하더니 서서히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이제는 거의 대세가 되었다. 많은 꾼들은 낚싯대 한 대는 거치시키고 또 한 대는 루어 낚시로 보다 손맛을 즐기면서도 많은 수확을 노리기도 한다.

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해 밤에 즐길 수 있는 낚시. 한치낚시, 이른바 ‘이카메탈 게임’ 시즌이 돌아왔다. 기존의 한치낚시 채비는 어부들이 쓰는 오징어낚시용 루어(에기)인 ‘슷테’를 6~10개씩 주렁주렁 매단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장비 자체가 무겁다는 게 단점. 그러나 선상에서 즐기는 ‘한치 메탈게임’은 기존의 한치낚시 채비보다 가벼우면서 간단하고, 그 방법이 쉬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낚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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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수 뻗어 지그시 당기거나 다리로 미약한 어신
초릿대 휨새 부드럽고 허릿심 빳빳한 것 용이
현장 상황따라 달라지는 ‘메탈’‘슷테’ 컬러
색상 화려하고 형광 물질 발산하는 제품 유리

정확한 수심층 공략…베이트릴·소형 전동릴
낚싯대 1∼3단 흔든후 상당수 10초안에 입질
메탈 무게 다를땐 옆쪽 꾼들과 채비 엉킬 우려
드드드득∼ 하는 입질, 갈치떼 공습 확률 높아

◆채비와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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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낚시의 주 소품 중 하나인 슷테. 한치는 이 슷테를 먹잇감으로 여기고 공격한다(위). 한치낚시를 할때는 수심계가 있는 베이트릴을 쓰는 게 유리하다.

초릿대가 낭창한 에깅대와 베이트릴, 그리고 PE 합사 라인을 쓴다. 그 끝에는 스냅도래나 핀도래를 달아 카본 3호 목줄이나 시판되는 2단 채비를 연결한다. 맨 아래에는 무게가 있는 오징어 메탈을 달고, 그 1m 위에는 가볍고 화려한 슷테를 단다. 즉, 오징어 메탈과 슷테는 한치의 조과를 좌우하는 핵심 소품이다.

한치 메탈게임을 할 때는 아무 낚싯대를 써서는 안 된다. 한치의 활성도가 좋아 미끼를 막 잡아당기는 상황이라면 어떤 낚싯대든 상관없지만, 실제로 낚시해 보면 그런 상황은 흔치 않다. 보통은 한치가 촉수를 뻗어 지그시 잡아당기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다리만 채비에 살짝 올리는 미약한 어신을 보인다. 따라서 메탈게임에는 3~4g이 될까 말까 하는 한치 다리의 무게감을 충분히 느끼고 챌 수 있는 예민한 낚싯대가 필요하다.

한치낚시 전용 낚싯대, 혹은 6피트(1.8m) 전후의 베이트 낚싯대를 쓴다. 흔히 ‘쭈갑대’라 불리는 주꾸미, 갑오징어 전용 낚싯대도 괜찮다. 초릿대와의 휨새 비율은 7대 3 정도가 알맞다. 조금 더 낭창하고 극단적인 휨새을 보이는 8대 2 휨새의 낚싯대도 쓰인다. 즉, 한치 메탈게임에는 초릿대의 휨새가 아주 부드러우면서도 허릿심은 빳빳한 낚싯대가 좋다.

◆베이트릴

한치는 정확한 수심층을 공략해야 잘 낚을 수 있다. 정확한 수심층을 파악하려면 수심계가 있는 베이트릴이나 소형 전동릴을 쓰는 게 좋다.

한치의 입질 수심층은 보통 10~20m. 어떨 때는 7~40m까지 넓게 분포한다. 한치가 몰려있는 수심층을 찾게 되면 낚싯배 위에서 꾼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선장이 알려준다. 이때 그 수심층에서 2~3m 정도의 여유를 주고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단 입질이 들어오면 재빨리 수심층을 확인하고 나만의 수심층을 찾는 게 요령이다.

집어가 제대로 된 상황이라면 입질 수심층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예민한 상황에서는 그 수심층이 수시로 바뀐다. 이렇게 수심층이 계속 바뀌는 날이면 그날 한치낚시는 몹시 힘들어진다. 액션과 멈춤동작(스테이)을 반복하며 촘촘하게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낚시가 아주 피곤해진다.

원줄은 PE 합사를 쓴다. 그 호수는 0.6~1호가 적당하다. 2호까지 써도 무난하다. 베이트릴 하나로 광어 다운샷낚시나 참돔 러버지깅, 혹은 주꾸미나 갑오징어낚시까지 두루두루 쓸 생각이라면 1~2호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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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들이 제주도 바다 위에서 한치낚시를 즐기고 있다.

◆오징어 메탈

한치낚시용 에기는 한치에게 먹잇감으로 보여야 한다. 동시에 채비 안정과 유인, 후킹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최전선 소품이다. 흔히 ‘이카메탈’이라 부르는 오징어 메탈과 슷테는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제품이 있다.

출조 당일 현장 상황에 따라 그날 한치가 좋아하는 메탈이나 슷테의 컬러는 다르다. 빨강&초록, 빨강&흰색, 노랑, 핑크, 야광 등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특히 컬러를 많이 탄다. 때문에 슷테와 메탈은 다양한 컬러의 것으로 미리 여러 개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옆에 마릿수 조과를 올리고 있는 꾼이 있다면 그가 어떤 컬러의 메탈과 슷테를 쓰는지도 파악하자.

오징어 메탈(이카메탈)은 추 무게가 있는 무거운 금속 재질의 소품이다. 채비를 공략 수심층까지 내리고 안정시키는 역할과 함께 한치를 유혹한다. 조류와 수심에 따라 45·60·80·100g 등 다양한 무게가 쓰인다. 예를 들어, 한치가 0~10m 수심층에 몰려있다면 45g짜리를 쓰고, 10~20m 사이에 어군이 형성되면 60g짜리를, 그 아래층에 어군이 형성되면 80~100g짜리를 쓴다.

슷테는 한치낚시의 조과를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소품이다. 한치는 갑각류나 어류에서 발산하는 인(燐)을 쫓는 추광성 어류다. 따라서 한치를 유혹하는 슷테는 최대한 색상이 화려하면서 형광 물질을 발산하는 제품이 좋다.

◆낚시 방법과 액션

한치 메탈게임은 그 방법이 간단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선장이 알려주는 수심층에 채비를 내린 다음 릴의 베일을 닫고 4~5회 정도 낚싯대를 흔들다가 멈춘다. 그러면 근처에 있던 한치가 달려든다. 보통은 낚싯대를 흔들고 나서 10초 안에 입질이 들어온다. 10초가 지나도 입질이 없다면 다시 흔들고 멈추는 동작을 반복한다. 상황에 따라 수심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낚싯대를 흔드는 액션은 1~3단 저킹(jerking), 화려한 셰이킹(shaking), 폴링(falling), 스테이(stay) 등 다양하다.

셰이킹 액션은 화려한 셰이킹 액션에 반응이 좋은 날과 화려하지 않은 몇 번의 셰이킹 액션에도 반응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날 한치가 어떤 액션에 반응할지 모르므로 일단은 다양한 액션으로 공략해 봐야 한다. 중요한 건 저킹, 셰이킹, 폴링 등의 액션 후에는 반드시 멈추는 시간을 5~10초 주어야 한다는 것.

◆입질 패턴과 챔질

한치낚시의 마릿수 비결은 초릿대를 통해 들어오는 입질을 잘 감지하는 것이다. 초릿대가 살짝살짝 움직이다가 좀 더 살짝 구부러지면 그게 바로 어신이다. 어신이 들어오면 위로 챔질을 한 후 너무 급하지 않게 정속으로 릴링한다.

또 다른 입질 패턴은 구부러진 초릿대가 반대로 펴지는 현상이다. 한치가 미끼를 감싼 채 위로 떠오르거나 메탈이나 슷테가 한치 어군의 가장 하단에 위치할 때 나타난다. 구부러진 초릿대가 갑자기 펴지면 바로 챔질해야 한다.

◆유의할 점

일단 초릿대에 감긴 라인을 신경 쓰자 액션 후 라인이 초릿대에 감긴 줄도 모른 채 낚시를 하게 되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초릿대가 부러질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다음에는 메탈의 무게를 통일한다. 메탈 무게가 서로 다르면 옆 낚시꾼과 채비가 엉킬 수 있다. 만약 채비가 내려가는 도중에 라인이 날린다면 바로 메탈의 무게를 바꿔주는 게 좋다. 서로의 채비가 한 번 엉키면 채비를 끊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로드가 바다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배 위에서 이동할 때 거치되어 있는 로드를 건드리거나 자신의 배나 팔에 부딪히면서 간혹 로드가 바다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또 밤새 낚시를 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손의 힘이 빠져 로드를 잃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로드뿐 아니라 다른 낚시꾼들의 로드도 조심해야 한다.

한치 입질과는 다르게 ‘드드드득~’하는 입질이 들어올 때가 있다. 갈치 떼의 공습일 확률이 높다. 라인이나 채비손실을 막으려면 재빨리 채비를 회수해야 한다.

월간낚시21 기자 penandpow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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