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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부담 줄이고 싶어” 대학가 불법 원룸재임대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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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진기자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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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계약 주로 1년 단위 이뤄져

방학·휴학 맞은 학생 단기임대나서

일부학생 월세분담 조건 걸기도

집주인 몰랐다면 피해보상 불가

대구 지역의 한 대학 커뮤니티에 올라온 원룸 재임대 공고. 현행법상 임대인의 허락을 받지 않은 재임대는 불법이다. <인터넷 화면 캡처>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가를 중심으로 원룸 단기 임대가 성행하고 있다. 방학 동안 방을 사용하지 않는 학생과 잠시 생활할 곳이 필요한 이들 간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 하지만 대부분의 거래가 집주인 동의 없이 이뤄지고 있는 탓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받을 길이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14일 대구 지역 내 대학 SNS 등에는 “방학 기간 한 달간 방 양도합니다” “유학 때문에 6개월간 집을 비우게 돼 (방을) 내 놓습니다” 등의 글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었다. 또 일부에서는 “월세가 40만원인데 7만원을 지원해 주겠다”는 글도 있었다.

두 달의 방학 기간 재임대를 통해 원룸에 입주한 대학생 한성환씨는 “이전에 살던 방이 6월로 계약이 끝나 방학 기간 살 집을 찾다가 커뮤니티를 통해 재임대를 하게 됐다. 2학기에는 휴학을 할 예정이라 굳이 1년 단위로 계약할 필요가 없어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년 가까이 해외로 떠나는 교환학생들은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월세 가운데 일정부분을 내는 조건으로 재임대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교환학생에 선정돼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집을 비워야하는 김수연씨는 “임대 계약기간 전에 돌아올 수 없어 집 주인에게 계약 해지가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쉽지 않았다”며 “월세의 일정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6개월 동안 재임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원룸 재임대에 나선 데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주로 1년 단위로 임대차 계약을 하며 방학기간 또는 국외 여학연수와 교환학생 등으로 일정기간 원룸 등을 비우게 되면 월세는 물론 각종 공과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탓에 재임대를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다. 특히 임차인 역시 복잡한 계약과정이 없고, 중개수수료도 절약할 수 있어 재임대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원룸 재임대 자체가 불법이어서 피해가 발생해도 보호받기가 어렵다. 민법 제629조에는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재임대인이나 임차인 상당수가 이런 행위가 불법인 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 지역 SNS에 올려진 게시글 중 무작위로 10명에게 문의한 결과 2명만 집주인 동의하에 거래를 하고 있었다.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게시글을 올린 심모씨는 “불법인 줄 몰랐다. 어차피 두 달이라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북대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정순희씨는 “단기임대를 꼭 해야 한다면 집 주인의 동의를 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이후 임대 기간 일어나는 책임소재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적은 계약서를 작성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문제 발생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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