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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Q&A] 기본으로 돌아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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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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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이 조별리그 통과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상을 깨고 4강까지 갈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기술력 강화가 아닌 스포츠의 기본인 기초체력 강화였다. 여기서 우리는 높게, 멀리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는 국가경쟁력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부품 등의 대한민국 수출 규제를 시행한 데 이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도 제외했다. 이번 일본의 조치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산 소재·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학·기계·자동차업체들이 비상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한편 우리나라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함으로써 경제전쟁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일본이 경제전쟁의 무기로 삼는 제조업, 특히 부품·소재 분야가 강한 이유를 기업인들의 ‘모노즈쿠리(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제품 만들기라는 뜻의 일본말)정신’과 ‘모노즈쿠리기반기술진흥법(제조기반을 가진 중소기업진흥법)’을 만들어 20개 분야에 중점 지원한 일본정부의 법과 제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모노즈쿠리’ 문화와 제도적 지원은 일본의 부품·소재분야 제조업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에 따라 소재기업 등 출자시 세액공제 등의 세제지원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무사인 필자의 생각은 특정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중요하지만, 일본을 따라잡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세금제도에 있어서도 기본을 중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제에 있어 중요한 기본요소 중 하나는 납세순응도이다. 이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의 납세의식 개선과 더불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중 하나로 ‘사업자 단말기’제도를 제안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사업자 단말기 제도’란 ‘정부가 사업자등록을 한 모두에게 신용카드 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한 후, 모든 거래는 이 단말기를 통하게 하고 거래 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행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목적을 가진 모두에게 사업자등록을 유도하며, 현금매출누락을 막아 제도적으로 납세순응도를 높이고 나아가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하자는 취지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이 깨어나기 위해서는 병아리가 알에서 쪼는 줄(啐)과 어미 닭이 밖에서 쪼는 탁(啄)이 동시에 이뤄져야 된다. 세제측면에 있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에 대한 국민의식 개선이라는 줄(啐)과 ‘사업자단말기’ 제도 같은 정부의 탁(啄)이 동시에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의 눈을 가진 국민이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준현<세무사·대구지방세무사회 연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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