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가지 키워드로 다시 읽는 고전

  • 노진실
  • |
  • 입력 2019-08-17   |  발행일 2019-08-17 제16면   |  수정 2019-08-17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여덟가지 키워드로 다시 읽는 고전
김진영 지음/ 메멘토/ 304쪽/ 1만6천500원

“책 한 권을 어떻게 읽느냐 하는 것은 내 삶을 어떻게 보느냐 또는 우리 사회, 우리 문화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보는 방법이 회로화되어 버리면 뭘 보든 그 회로를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책 한 권을 다시 보기 시작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다른 영역에서도 충분히 새로운 관점을 가질 가능성을 발견하거나 경험하는 사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 앞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책의 제목이 왜 ‘전복적 소설 읽기’인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난 철학자 김진영의 생전 세계문학 강의를 묶은 책이다.

책은 8가지 키워드(죽음, 괴물, 기억, 광기, 동성애, 부조리, 고독, 정치)를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카프카의 ‘변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카뮈의 ‘이방인’,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 볼랴뇨의 ‘칠레의 밤’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저자의 설명을 거친 작품들은 더 색다르고 깊이있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이방인’에 대한 강의에서 저자는 카뮈의 이론적 배경을 설명한다. 카뮈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칠레의 밤’에 대한 강연에서는 비판적이고도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진다. 저자는 “칠레의 밤은 결국 칠레라는 국가가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소설이다. 한국문학도 이런 질문을 해야 한다. 국가 이데올로기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라며 안타까워 한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