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성주참외 수출전략 수정해야

  • 석현철
  • |
  • 입력 2019-08-20   |  발행일 2019-08-20 제30면   |  수정 2019-08-20
[취재수첩] 성주참외 수출전략 수정해야

‘세계 명물’ 성주참외 인기가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 이어 태국·몽골·마카오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경북도 주최, 경북농민사관학교 주관으로 동남아시아 7개국 바이어 초청 행사가 성주에서 열렸다. 신선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이들은 성주참외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견학하고 참외의 세척·선별·포장 등의 유통과정을 둘러봤다. 이날 행사는 성주참외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황금빛 노오란 빛깔에 하얀 속살, 그리고 한 입 베어 물면 아삭아삭 시원달콤한 성주참외의 진가를 이제 동남아시아인들도 알아가는 듯하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성주참외의 올해 수출실적은 8월 현재 411t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 중이다. 하지만 성주군이 현재의 참외수출 전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징조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성주군의 참외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내수시장 5천억원이라는 성적표에 비하면 연간 1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는 수출했다기보다는 전시용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싱가포르 NTUC 매장에서는 성주참외에 대한 고급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되고 있었다. 경북통상과 성주참외원예농협이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선별한 우수 농산물을 항공편을 통해 현지에 신선한 상태로 납품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지난 6월 NTUC 책임자는 상담 자리에서 “좋은 품질의 과일로 단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만족해했다. 업체 최고 책임자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은 것이다. 이후 참외 주문량도 급증했다. 당시 수출팀은 성주참외를 국내에서조차 먹기 힘든 귀한 과일로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NH농협무역이 배편을 이용해 운송원가를 줄인 참외를 기존가격보다 30~40% 저력한 가격에 NTUC에 납품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 NH농협무역이 운송원가를 줄인 참외를 저렴하게 납품하는 것을 놓고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해 NTUC 측은 “참외가 고급과일이 아닌 싼 과일이며 그동안 경북통상이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또 다른 농산물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성주참외 수출전략 부재에 대한 민낯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향후 성주참외 가격 포지션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는 것이다. 성주참외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경북통상과 NH농협무역이 업체 실적올리기에 급급해 과당경쟁으로 가격을 인하하면 상대국의 시장을 혼란시키게 되고, 결국은 수입제한을 당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성주군의 보다 철저한 수출전략 수립 및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은 전국 참외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기에 자치단체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성공적인 수출을 위해서는 수출통합조직을 구축하거나 수출에 용이한 제품의 계약재배 및 체크 프라이스 등을 통한 수출가격 결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성주참외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성주군의 보다 적극적인 참외수출전략 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석현철기자 (경북부/성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