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심 빅텐트 준비” 사퇴요구 일축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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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1   |  발행일 2019-08-21 제5면   |  수정 2019-08-21
‘제3의 길’ 새판짜기 마이웨이
비당권파 劉 전대표 대응 주목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심 빅텐트 준비” 사퇴요구 일축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바른미래당이 중심이 되는 ‘제3지대 빅텐트론’을 제기해 시선을 끌었다. 이는 손 대표가 사실상 당대표직 사수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비당권파의 좌장인 유승민 전 대표(대구 동구을)의 대응이 주목된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손학규 선언’에서 “거대 양당의 싸움과 횡포를 극복하고 의회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당제가 필요하다”면서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해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어 “한국당과의 통합은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일 뿐”이라며 “민주평화당 또는 (평화당 탈당 의원들이 주축인) 대안연대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바른미래당이 지역정당으로 퇴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다른 정당들과 통합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며, 특히 대안정치에 대해서도 ‘통합을 원한다면 바른미래당에 개별 입당을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또 자신의 퇴진을 요구해온 비당권파에 대해 “이제 우리 그만 싸우고 화합하자. 다른 당으로 간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면서 “이곳 바른미래당은 블루오션이다.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당대표 사퇴 요구를 재차 거부하는 동시에 지난 4월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치면 물러나겠다’고 한 발언도 사실상 백지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당권파는 손 대표의 즉각 사퇴만이 당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맞받았다. ‘유승민계’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입장문을 내고 “이미 붕괴한 리더십으로 어떻게 야권 재편을 주도하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평가절하한 뒤 “손 대표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지키지도 못할 허망한 약속을 반복할 일이 아니라 당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다. 더는 고집을 부리지 말고 자진사퇴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선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당대표 탄핵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손 대표가 당대표직 고수 의지를 재차 밝혔기 때문에 비당권파가 손 대표 퇴진에 계속 매달릴 경우 양측 간에는 상처뿐인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옛속담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는 말도 있다”면서 “유 전 대표가 계파 의원들을 이끌고 보수통합을 위해 전향적인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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