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경북, 5차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자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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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1   |  발행일 2019-08-21 제30면   |  수정 2019-08-21
바이오 기반 5차 산업혁명
美·中·日은 벌써 뛰어들어
생물자원과 연구기관 우위
경북지역서도 승부 펼쳐야
바이오클러스터가 급선무
[동대구로에서] 경북, 5차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자

바이오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허가 취소, 신라젠의 글로벌 임상3상 무용성 평가 권고 중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등 바이오업계가 신뢰를 상실했다. 2000년대 대한민국을 강타한 ‘IT 버블’의 흑역사가 재현되는 것은 아닐지 불안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여전히 밝게 보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바이오 산업을 경북의 미래 신성장동력이라 확신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슈가 뜨거운 지금, 미국과 중국, 일본은 바이오(Bio)를 기반으로 한 ‘5차 산업혁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테크놀로지(BT)분야는 유전자, DNA 분석과 같은 생물이 지닌 막대한 양의 정보를 딥러닝 기술을 이용할 경우 식물만으로 100만 종의 물질 제조가 가능하다. 이는 바이오 산업의 급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일 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30년에는 바이오 경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16년부터 바이오 기술 기반의 5차 산업혁명을 예견하고, 생물의 세포를 분석하고 편집하는 ‘스마트셀(smartcell)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경북도 바이오 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생명공학계는 경북이 생물자원을 활용한 천연물 바이오 산업에 강점이 있다고 한다. 국내에 자생하는 4천여종의 식물 중 대부분이 경북에 서식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중 1%만 확인됐을 뿐 99%는 미지의 세계에 잠들어 있다. 생물자원이 경북의 미래를 바꿀 노다지인 셈이다.

경북은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바이오 산업을 이끌 거점 연구기관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생물자원 연구중심 기관인 상주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실용화전문기관인 안동의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울진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이 있다.

특히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에는 100여명의 생물자원 연구인력이 매년 미생물 등 300종 이상의 새로운 생물종을 찾아내 산업적 활용가치를 높이고 있다. 생물자원관내 담수생물자원은행에서도 1천800건이 넘는 생물자원을 산·학·연에 분양했고, 담수생물자원을 활용해 항산화, 항염, 미백 등 197건의 유용 생물소재 연구와 35건의 특허, 16건의 기술 이전을 했다.

뿐만 아니라 봉화 백두대간수목원, 봉화 고랭지약초시험장, 영주 국립산림치유원, 예천 곤충연구소와 곤충생태원, 의성 토속어류산업화연구센터, 영덕 경북수산자원개발연구원, 구미 화훼연구소 등 다양한 연구 및 상용화 기관도 있다. 안동도 백신 제조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국제백신연구소 안동분원 유치,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구축사업 등 백신 산업 생태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젠 도내 연구기관과 기업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화가 가능한 ‘경북 바이오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

첫 단계가 지역의 야생생물자원인 천연물, 유용 미생물을 활용한 건강 기능성 식품, 화장품, 미생물 농약·사료 개발이다. 둘째 바이오 산업 활성화 단계를 거쳐, 천연물 신약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생물 상용화 기간을 단축하고, 스타트업, 파워 벤처기업을 육성·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바이오 산업은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5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이다. 경북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바이오 산업 육성이란 기회를 잡아,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임 호 경북본사 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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