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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에만 눈독 ‘험지’ 외면…잠룡·중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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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경석기자
  • 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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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TK 출마 고집하는 한국당 중량급 인사들

홍준표·김병준 대구 저울질

3·4선 의원도 선수쌓기 급급

자유한국당 내 중량급 인사들이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 출마를 속속 공언했지만 당과 지역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수도권에 이낙연 총리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전진배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한국당에서는 중진급 인사들이 총선승리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다.

◆TK 출마 고집하는 보수 대권 잠룡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험지에서만 정치를 해온 저로서는 이번이 정치인생 마지막 총선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지역에 출마하겠다”며 “또다시 제게 험지출마를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기 고향에서 편하게 국회의원 하는 사람들은 모두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동안 험지에서만 당을 위해 헌신했다. 우리공화당이 준동해 대구가 험지가 될지 조국 바람이 불어 PK가 험지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TK지역에서의 총선 승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비치며 자신이 출마해야 하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한 셈이다. 최근 자신의 고향 경남 창녕 출마설을 일축하며 대구지역 출마설에 더욱 힘이 실린 모양새다. 홍 대표는 대구 수성구갑과 북구을, 달서구을 등의 지역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번 총선에 ‘낙하선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수성구갑 출마설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출마와 관련해서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당과 보수권 전체가 잘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며 확실히 밝히진 않았지만, 지역 원로 등과 자주 접촉하며 출마여부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지역에서는 이들의 TK행을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미 지역 민심은 ‘이번 총선만큼은 낙하산은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들의 출마가 되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중량감이 있는 인물일수록 수도권 등에 출마해 한국당의 총선 승리를 도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텃밭에서 4·5선하겠다는 지역구 의원들

TK에서 한국당 소속 4선 국회의원은 주호영 의원(수성구을)이 유일하다. 3선은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김광림(안동)·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다. 이들은 내년 총선에서도 자신들이 가꿔온 텃밭에서 각각 5선과 4선을 노릴 전망이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경기 군포시에서 3선을 하고 험지인 대구에서 4선 고지에 오른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주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당을 떠난 전력이 있는데다 올해 전당대회에서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중도하차하는 등 당내 상황이 좋지 않지만, 공천만 받으면 무난히 5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과 김광림 의원도 공천만 통과하면 4선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음주 예결위 심사로 물의를 빚은 김재원 의원은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다.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박영문 전 KBS미디어 사장이 맡고 있는 데다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이 이곳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4선 의원인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최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등의 ‘서울 출마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지난 6월 경북대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나 “동구을을 떠나본 적이 없다”면서도 “절대 손쉬운 길로 가지 않는다”고 말한 뒤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민들이 다선의원에 대한 피로도를 느끼고 있는 데다 ‘편한 지역’에서 다선을 한 만큼 험지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한 지역구에서 3선 이상을 하면 주민들이 피로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지역에서 성장한 능력을 바탕으로 당을 위해 험지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며 “유망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당 의원들은 TK가 가지는 정치적 위상을 고려하면 3선급 이상 중진들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 의원은 “외국 사례를 보면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는 경우는 없다. 이미 한 지역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다른 곳에 출마하라는 것도 옳지 않다”며 “중진급 의원이 많아야 지역의 목소리를 강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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