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군사협력 ‘삐걱’…안보 불안감 커질 수도

  • 입력 2019-08-23 00:00  |  수정 2019-08-23
깨져버린 한일 신뢰, 3각 동맹 어떻게 되나
20190823

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한 결정이 앞으로 한미일 군사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소미아는 한일 간 군사정보 교류 수단으로 의미도 크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반이 된다는 중요성 때문에 그 가치를 평가받아 왔다. 한국이 일본과 맺은 유일한 군사 부문 협정인 지소미아의 유지를 미국이 강력히 희망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날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한 정부는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인 24일 이전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를 통해 한국과 일본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교환해왔다. 이 협정은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서로가 동일한 수준의 정보를 주고받는다. 올해 들어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5월9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부터 일본과 정보교환을 했다. 지난 16일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북한판 에이테킴스) 2발을 쐈을 때까지 모두 7차례 정보를 교환했다.


한일 유일 군사협정…美, 유지 강력 희망
군사전문가 “군사훈련도 매우 제한될 것”
日, 美와 더 밀착해 韓 우회 압박 관측도
정부 관계자 “정보교류 완전 차단은 아냐”



그러나 정부는 이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직후 일본 정부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해 양국의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일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 이후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하면서 지금까지 받은 정보의 양적·질적 측면도 세밀히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일본에서 받은 정보는 2016년 1회, 2017년 19회, 2018년 2회, 올해 7회 등 29차례였다. 양적으로 그다지 많은 수준은 아니다. 이번 종료 결정에 이런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1월23일 체결한 지 2년9개월여 만에 파기 결정을 내리면서 국민의 안보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런 불안감을 의식한 듯 “지소미아가 종료됐다고 마치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이 와해하거나 일본과의 정보교류가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일뿐 아니라 한미일 3국 연합의 군사협력이 제한적이고 낮은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미일 3국’이 함께할 수 있는 군사훈련도 매우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당장은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한미일 군사협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에도 한국과 일본은 해상에서 인도주의적 수색·구조훈련(SAREX) 등 제한된 훈련을 해왔다. 미국 측은 SAREX 이외 3국이 함께하는 실전훈련을 한국 측에 요구해왔지만, 군은 난색을 표명하며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앞으로 미일 동맹을 강조하면서 미측과 연합훈련 횟수와 강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의 한 전문가는 “일본은 미국과 더욱 군사적으로 밀착하면서 한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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