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김영수 <영이비인후과 원장>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다.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쾌적한 환경으로 많은 이들이 반기고 좋아하는 계절이지만 이러한 가을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환자들이다.

가을이 되면서 건조해진 공기, 심한 일교차 등에 의해 코 점막 습도가 낮아지게 돼 발생하거나 곰팡이나 집먼지 진드기 등이 콧속 점막을 자극해 발생하기도 하고, 습한 여름 날씨 이후에 증가한 곰팡이나 집먼지 진드기, 난방으로 인해 건조한 실내 환경 또한 가을철 알레르기를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가을에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꽃가루는 돼지풀, 쑥과 같은 잡초의 꽃가루다. 이는 우리나라 가을철의 심한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또 최근에는 계절 구분없이 이어지는 미세먼지가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투명한 물처럼 흐르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코간지럼이 있고, 눈간지럼과 후두의 간지럼, 심한 경우 귀안이 간지러운 증상도 동반한다. 보통은 20세 전 청소년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혹 유아기부터 나타나거나 성인이 된 이후에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진단은 우선 특징적인 세 가지 증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의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비경을 이용해 콧속을 검사했을 때 하비갑개가 창백하며 부어 있고 콧물이 맑은 편이다. 누런 콧물이 나온다면 부비동염이 동반된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징적인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어떤 알레르겐이 그 환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흔히 알레르겐 피부 검사나 알레르겐 혈액 검사(MAST)를 이용해 원인을 찾아내게 되며, 이런 검사를 통해서만이 원인항원을 알 수 있고 앞으로의 치료방침이 정해진다. 혹시 알레르기 비염이 아닌 다른 병일 수도 있는 만큼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에서 꼭 필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가장 중요한 것은 알레르겐을 피하는 것이다.

우선 실내 환경을 위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이 생기지 않도록 침구류 등을 자주 세탁하고, 소독해야 한다. 또 실내 습도를 50% 내외로 유지하고, 실내외 온도차이가 많이 나지 않도록 유의한다. 가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은 꽃가루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피해야 한다. 그러나 공기 중에 분포하는 꽃가루는 완전히 회피하기가 불가능하다. 특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풍매화의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수백㎞씩 날아다니는 만큼 사실상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게 된다. 꽃가루가 많이 날아다니는 계절에는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다소 도움이 된다. 또 하루 중에서도 주로 오전에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오전의 활동을 가능하다면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물요법으로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와 항히스타민 코분무기,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경구용 스테로이드제와 스테로이드 코분무기, 비점막 수축제를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히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계절과 무관하게 1년 내내 증세가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에는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로는 아직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일정 기간 약물치료를 시도해 반응이 없거나 좋지 않은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수술요법은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적인 하비갑개의 비후에 대해 비갑개의 부피감소를 위해 여러 방법의 하비갑개 축소술이 사용되고 있다. 양측 비강을 나눠주는 비중격의 만곡이 동반되어 있는 환자의 경우 비중격 성형술을 같이 시행하는 것이 좋다.
김영수 <영이비인후과 원장>

인터넷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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