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후보자 부인 정씨(당시 어학교육원장 재직)가 딸에게 준 ‘셀프 표창’ 가능성”

  • 권혁식,김제덕
  • |
  • 입력 2019-09-05 07:16  |  수정 2019-09-05 15:54  |  발행일 2019-09-05 제3면
조국 딸 ‘동양대 총장상’ 진위 논란
20190905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상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며 상장의 원본 양식(왼쪽)과 조 후보자 딸이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양식을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영주 소재 동양대에서 받은 표창장의 진위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동양대는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씨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곳이다. 조씨가 받은 표창장이 정 교수 주도로 임의로 발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정 교수가 동양대에 “표창장이 정상 발급된 것이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 의혹 제기
“상장 左상단 ‘교육원 일련번호’
총장실선 발급한 적 없다고 해
정씨, 대학 고위관계자에 전화
정상 발급으로 말해달라 요청”

曺 후보자 “상장 받은 건 사실”
표창장 위조 가능성 거듭 부인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부산대 의전원을 압수수색할 때 확보한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을 동양대 총장실에 비교 대조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에 총장실에서는 ‘이런 내용의 표창장은 총장실에서 발급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조씨는 2012년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수상했고,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당시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표창 사항을 기재했다. 조씨는‘영어 봉사’ 명목으로 표창장을 받았으며, 이는 동양대 영어영재센터에서 조교로 봉사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의미다.

주 의원은 “동양대 측에 검찰이 제시한 (조씨의) 표창장이 어떤 모양이냐고 물었더니 상장 좌측 상단에 ‘어학교육원 제00000호’라고 적혀 있었고, 하단에 총장 직인이 찍혀 있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동양대가 발급하는 정식 총장상은 좌측 상단에 ‘제2000-0호’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

이를 겨냥해 주 의원은 “여러 가지 종합해 볼 때 이 상은 당시 동양대 어학교육원 원장인 사람이 어학교육원 명의로 상장을 준 것”이라며 “정 교수는 (딸에게 표창장이 수여된) 2012년 그 당시 동양대 어학교육원장으로 재직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정 교수가 딸을 위해 ‘셀프 표창’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와 관련,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 질문에 “저희 아이가 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 영어를 가르치는 걸 실제로 했다”며 “(동양대에서) 표창장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표창장 위조 가능성을 거듭 부인했다.

또한 정 교수는 표창장 진위 논란과 관련해 최근 동양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수도 있으니 총장 표창장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창장 발급은 영재센터장의 전결 사안이고, 이 센터에서 상장이 나간 걸로 해달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양대는 “검찰이 관련 자료를 모두 압수했고 진상이 가려지지 않아 그런 입장을 낼 수 없다”면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동양대 측은 이날 일부 언론에 최성해 총장이 ‘(조 후보자 딸에게) 표창장을 결재한 적도 없고 준 적도 없다. 위조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데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총장은 이 부분이 오보이고 정정 보도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증거 확보를 위해 전날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과 학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법조계에선 최 총장 승인 없이 상장이 발급된 것이라면 사문서 위조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정 교수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양대 관계자들은 이날 학교 관련 사항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극도로 언론 취재를 피했다. 최 총장은 하루종일 휴대폰 전화를 받지 않았으며, 모든 홍보담당 직원들은 아예 전화기를 꺼놓았다.

동양대 교수 출신의 A씨는 “동양대 측이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총장상을 발급해준 적이 없다고 한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씨는 “총장상이 발행되려면 직인이 찍혀야 하는데, 직인을 관리하는 별도의 대장에 기록이 없다면 발급되지 않은 것이 맞다”며 “정 교수가 주장하는 영어영재센터장의 전결사항이라고 해도 직인이 없다면 하부기관에서 자의적으로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공신력이 없다”고 밝혔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영주=김제덕기자 jedeog@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권혁식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김제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