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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대의 시간을 담은 건축] 중국의 박물관 쑤저우(蘇州)·닝보(寧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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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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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시간 속 과거의 시간 각인

가을의 문턱 9월에 들어섰다. 달빛 고요한 밤이면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가 가까워져 온다. 여름의 시간을 추억처럼 되돌아 본다. 대륙의 뜨거운 태양 아래를 달려 중국의 상하이·쑤저우·항저우·닝보 도시와 건축을 찾아다녔다. 여러 도시의 건축 중에서도 쑤저우(蘇州)박물관과 닝보(寧波)박물관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가의 설계 작품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는 건축들이다.

대구는 국립박물관 시대를 벗어나 시립박물관 시대로의 발전적 건립 추진 움직임이 있다.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고 소장하는 시설기능에서 원형적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담는 건축으로서 대구시립박물관을 새롭게 그려보는 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쑤저우 박물관
세계적 건축가로 금의환향해 남긴 유작
대표적 유적지구와 연결, 전통과 공존
마을 원림에 들어온 듯한 편안한 구조


쑤저우박물관은 과거 전통 유적지구 건축과 공존하고 있다.
쑤저우박물관 로비 홀에서 바라본 외부공간.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는 상하이 북서쪽에 위치하며 전통적 원림(園林)과 역사성을 간직한 전통유적지구가 특별히 많다. 물길을 따라 아름다운 전통마을 고진(古鎭)이 이어지고 물의 고장 수향(水鄕)들을 ‘동양의 베네치아’라고 일컫는다.

과거의 박물관 옆에 2006년 새롭게 완공된 쑤저우박물관은 1만5천여 점의 전시유물과 함께 새로운 건축으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박물관은 졸정원, 원림, 사자림 등 쑤저우의 대표적 유적지구와 연결돼 과거의 전통거리 주거건축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박물관은 설계자 이오 밍 페이는 쑤저우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상하이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1917년생) 이곳 사자림에서 성장기를 보낸다. 19세에 미국 유학을 떠나 미국 하버드 MIT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정착한 중국인 2세 건축가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설계와 미국 워싱턴 내셔널갤러리·케네디 기념관, 홍콩 중국은행 등을 설계했고 1983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세계적 건축가로 성공해 고향 땅에 박물관 건축을 유작으로 남긴 영광스러운 건축가는 올해 5월 서거(98세)했다.

주변과의 맥락성을 배려한 배치형상은 전통건축 마을들이 모여 있는 듯 마을 원림에 들어온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한다. 건축 표정은 흰 벽과 구조적 간결한 선으로 나누어 전통 구조미를 현대화하고 있다. 단위 모듈로 전시실 평면을 연결하며 전시실 천창, 원림의 멋을 표현하는 작은 중정, 홀 아트리움 벽면의 수공간은 전통 폭포수를 디자인화한다. 외부공간으로 나오면 뒷 마당 연못 정자 산수 경관석은 현대 디자인의 원림이다. 역사의 깊이 무게를 지녀야 한다는 관념에서는 가볍다는 느낌도 있다. 중국 전통 분위기와 동서양의 문화를 독창적 건축방법으로 융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람을 마치면 과거 박물관이던 태평천국의 충왕부(忠王府) 공간영역을 통해 출구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졸정원, 원림, 사자림 유적지구 거리를 만나게 된다.

이글을 정리하던 지난 주말 우연히 EBS방송에서 ‘I,M Pei의 건축세계’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박물관 설계에서부터 완성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였다. 전시실을 실제 공간 크기로 모델링해 전시진열 확인검증(Mok-up) 과정이 나왔다. 건축에 조화로운 정원 전통산수를 표현하기 위해 현장을 지휘하는 노 건축가의 열정에 가슴이 먹먹했다.

닝보 박물관
피폐한 고성, 거대 우주선 같은 생소함
천년 전 송대 산수화에서 떠오른 이미지
지역 대나무 활용, 자연적 친밀함 표현


밤의 닝보박물관은 피폐한 고성(古城)처럼 불시착한 거대한 우주선의 모습을 연출한다.

닝보박물관에서 물을 건너 진입하면 외부와 다른 밝고 개방된 공간을 만나게 된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프리츠커상 2010년도 수상자에 중국 건축가 왕슈가 발표되었다. 프리츠커 역대 최연소 수상자(당시 49세)이자 중국인 최초 수상자인 왕슈는 유학파도 아닌 중국 남쪽 저장성 지방대 출신의 무명 건축가였다. 수상을 계기로 닝보박물관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상하이에서 36㎞의 항주만 대교를 건너 실크로드의 남쪽 끝 항구도시 닝보에 도착한다. 이 다리는 홍콩과 마카오 주하이를 연결하는 강주아오 대교(55㎞)가 완공(2018년)되기 전까지는 세계 최장다리였다. 닝보박물관은 인저우 공원지역 내 구청사 건물을 중심으로 전면 광장 좌측에 문화공연관과 마주하고 있다.

구청사 건물은 전형적 좌우대칭 관공서의 위용으로, 문화공연관은 비정형 커턴 월의 현대건축으로, 박물관은 우중충한 벽돌의 추상적 형태의 건축으로 각각 개성적인 표정으로 배치한다. 조명이 켜진 밤의 시간에 처음 만난 박물관은 연출된 경관 조명으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책에서도 사진에서도 조명 불빛 밤의 건축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피폐한 고성(古城)처럼, 불시착한 거대한 우주선처럼 생소한 모습이었다.

중국의 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입장하는데도 미리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밀도가 높으니 문화산업도 활기차게 보인다. 박물관 내부공간을 충분히 살펴보기에는 관람객이 많고 규모가 컸다. 전시관 중간중간 외부공간을 계획하고 공간의 변화는 전체 디자인으로 세밀히 연결되고 있다. 전시실 관람 동선을 따라가다 보니 입구와는 다른 출구 공간으로 나오게 된다. 쑤저우박물관에서도 그렇듯, 수많은 관람객 동선 흐름을 강제적으로 유도 배출하는 느낌이다. 아트숍·커피숍에서 나머지 정리의 시간을 기대했지만 건축관련 정보도 얻지 못하고 얼떨결에 뜨거운 땡볕으로 밀려서 나왔다. 다시 만나기 어려울 먼 이국땅의 건축을 외부에서나마 다시 살펴본다.

건축가는 현대건축의 디자인에서도 중국 전통을 담는 작업을 일관되게 실천한다. 천년 전 송대(宋代)의 산수화 ‘만학송풍도’에서 건축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건축의 내외부는 도시개발로 철거된 현장에서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벽돌 타일 기와들을 수거해 현대의 건축에 과거의 시간을 각인시켰다. 지역의 대나무를 활용한 노출콘크리트 문양은 새로움과 자연적 친밀함을 표현하였다.

그는 중국미술학원 상산캠퍼스 건축학원장에 있으며 자신의 건축철학을 반영한 캠퍼스 마스터플랜과 건축들을 설계하였다. 왕희맹의 ‘천리강산도’를 연상하여 건축이 자연환경에 혼연일체가 되는 캠퍼스를 실천하고 있다.

프리츠커 심사에서는 이렇게 평가했다. ‘건축에서 과거와 현재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도시화 과정에서 전통적 기반에 중심을 둬야 할지 미래지향적이어야 할지가 주요한 쟁점이다. 왕슈의 건축작업은 지역적 맥락성에 뿌리를 두고서도 현대적 보편성을 획득하며 그 논쟁을 초월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를 포함해 7명의 프리츠커 수상 건축가를 배출했다. 한국에서도 프리츠커 수상 건축가와 건축 작품 탄생을 위해서는 건축계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 건축문화 인식이 높아지기를 기대해본다.

건축가·한터시티건축 대표·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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