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의혹에 만신창이…한달간 정국 ‘들었다 놨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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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0   |  발행일 2019-09-10 제2면   |  수정 2019-09-10
법무부 장관 지명에서 임명까지
입시·논문 딸 논란에 각계각층 반발
서울대·고려대 등 반대 촛불집회도
반쪽 청문회 끝에 법무부 수장 올라
2019091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9일 개각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뒤 9일 장관으로 임명하기까지 한 달은 그야말로‘격랑의 시간’이었다.

조 장관의 각종 의혹에 기름을 부은 것은 그의 딸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조 장관의 딸이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점에 더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할 때 장학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의 반발이 거세졌다.

급기야 조 장관이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와 조 장관 딸의 모교인 고려대 등에서는 조 장관의 임명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와중에 지난달 27일 검찰은 조 장관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대와 부산대 등 전국의 20여 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조 장관의 지명으로 야기된 ‘조국 정국’이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 양상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여야는 우여곡절 끝에 9월 2∼3일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이마저도 증인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애초 약속했던 이틀에는 청문회가 열리지 않았다.

청문회가 무산되자 여권에서는 의혹을 해소할 계기가 필요했고, 조 장관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이른바 ‘셀프 청문회’라는 비판 속에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8시간20분동안 그간 제기됐던 의혹을 해명했다.

1일부터 동남아 3국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순방지에서 국회에 조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6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사이에 터져 나온 조 장관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논란은 청와대와 조 장관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부인 정경심씨가 연루됐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해당 의혹은 청와대와 조 장관을 더욱 코너로 모는 듯했다.

조 장관은 사상 처음으로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듯했으나 여야가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인 6일에 청문회를 열기로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조 장관은 마침내 국회 청문회장에 서게 됐다.

나흘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의혹들을 다시 제기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 속에 청문회는 끝났으나 검찰이 청문회가 끝나는 시각에 맞춰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청와대는 검찰의 이러한 행태에 ‘정치에 개입하려 하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6일 오후 귀국해 참모들로부터 조 장관의 청문회 등 사항을 보고받으며 숙고에 들어갔고, 9일 오전 조 장관의 임명을 재가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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