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4일까지 강정보 디아크 일대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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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0 07:42  |  수정 2019-09-10 07:42  |  발행일 2019-09-10 제24면
“25명 국내외 작가 경계 넘나든 실험 지금 강정보는 지붕없는 야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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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 ‘테트라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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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b Dusavitskiy ‘I believe I can 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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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남 ‘빛의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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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Team Wrap ‘Three wish’

달성 대구현대미술제가 10월4일까지 ‘지붕 없는 야외 미술관’으로 불리는 강정보 디아크 일대에서 열린다. 앞으로 달성군 전역을 돌아가며 미술제를 개최하겠다는 취지로 올해부턴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에서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로 이름도 바꿨다. 디아크 건물을 중심으로 낙동강을 따라 초대형 조각과 설치작업을 선보이는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이 열렸던 ‘강정’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배경으로 이곳에서 펼쳐졌던 작가들의 실험정신을 이어가는 전시다.

달성군 전역 돌아가며 행사 진행
英·러·대만·中 실력파 작가들이
강정이란 공간 새로운 해석 시도
가상의 공간 유영하는 혹등고래
5t물탱크 채운 생수병 등 눈길


‘경계와 비경계-사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한 국내 중견 작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비엔날레에서 주목을 받은 영국, 러시아, 대만, 중국 등 4개국 해외작가 등 총 25명이 참여해 스케일과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보인다. 작가들은 관객과의 소통에 무게를 두고 강정이라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강정보와 낙동강이라는 장소성에 대한 고민은 주로 ‘물’과 관련된 작품들로 나타났다. 금보성 작가는 방파제에 사용되는 크고 작은 형형색색의 테트라포트를 선보였으며, 김창환 작가는 선과 선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공간을 유영하는 ‘혹등고래-자유’를 선보였다. 또 손노리 작가는 ‘원융’이라는 제목으로 대형5t 물탱크에 빼곡하게 플라스틱 생수병을 꽂아놓은 작품을, 노창환 작가는 5m가 넘는 철판을 겹쳐서 뱀의 움직임을 표현한 ‘뱀의 유혹’을 선보였다.

‘경계와 비경계-사이’라는 주제가 의미하듯 현대미술의 모호함을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풀어주려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디아크 건물을 배경으로 이이남의 ‘빛의 비너스’가 숲의 이미지를 만월의 형상으로 표현한 권치규 작가의 ‘만월’을 배경으로 멀리 낙동강을 바라보며 전열을 갖추고 있다. 최수남 작가의 ‘직시(直視)에 의한 연소(燃燒)’도 눈길을 끈다. 사물이나 어떤 상황을 바라볼 때 눈앞에 보이는 것도 많은 오류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작업이다.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시도도 이번 행사를 흥미롭게 한다. 윤보영 작가의 ‘마주’는 폐쇄되는 자갈마당에서 수거해 온 40개의 텔레비전 브라운관으로 미디어 아트를 선보였으며 대만, 중국, 한국 3명의 아시아 젊은 작가 그룹 ‘아트 팀 랩’은 강원도 정선군의 레지던시에서 모여 보고 느낀 점을 철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작업으로 풀어냈다. 아트 팀 랩의 ‘Three wish’는 정선군 정암사를 방문한뒤 돌탑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돌의 형상으로 하나씩 작업을 하여 쌓아 올리면서 자신의 바람이나 소망을 이야기한다. 관객들은 주변에 있는 돌을 여기에 하나씩 쌓아 올리면서 모든 이의 소망이 이뤄지길 함께 기원한다.

해외작가들은 행사를 위해 일찌감치 대구를 찾아 국내에서 작품 제작을 시작했다. 새롭고 낯선 ‘강정’이라는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 국내의 재료와 장비, 인력을 활용한 신작을 현지 제작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덴마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조각가 글렙의 ‘I believe I can fly’, 전통적 조각을 지켜가는 동시에 조각이란 개념의 범주를 넓히는 작품을 선보이는 대만 리우 포춘의 ‘킹콩, 남과 여’, 중국 출신으로 유럽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친량의 ‘Walker’, 영국 출신으로 스페인에서 다양한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는 로버트 하딩의 ‘Cut Out’이 출품됐다. 방준호 예술감독은 “올해 주제는 다소 모호하면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담론과 상통한다”면서 “다양한 국내외 작가들이 함께 작업에 참여해 이전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업들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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