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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200여명 20년 봉사…후원학생 찾아오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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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점순 시민기자
  • 20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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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신시장 봉사단 진순자 회장

회비로 장학금지급·백미기증도

“회원간 화합이 봉사단 장수비결”

대구 팔달신시장 어머니봉사단의 2016년 정기 총회 모습. <진순자 회장 제공>
“봉사는 타인을 위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죠.”

지난 8일 오후 대구 팔달신시장 한 상점에서 양파 손질을 하고 있는 팔달신시장 어머니봉사단 진순자 회장(70)을 만났다. 진 회장은 이곳 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50년이 다 되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팔달신시장 어머니봉사단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팔달신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이다. 봉사단은 시장의 규모가 크고 상인들의 각종 행사가 열릴 때마다 일손이 필요하다는 걸 느껴 20년 전쯤 만들어졌다. 시장의 경로잔치, 축제, 이벤트행사, 상인회 등의 크고 작은 행사에 봉사단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회원 300여명으로 시작하였으나 나이가 들고 이직을 한 사람도 있어 구성원 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현재는 240명이 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매년 12월이면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백미 50포대를 구입하여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 회원의 월 회비는 2천원이다. 이 돈은 장학금 후원과 연말 백미 전달, 서류작성 인쇄비로만 사용한다. 그 외 지출이 발생할 경우 회장단과 임원 및 일부 회원들의 찬조로 충당하고 있다.

봉사단은 어려운 이웃의 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봉사단을 창립하고 그 해부터 회원들이 추천한 4명의 학생에게 매월 10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후원한다. 매월 40만원이라는 돈이 누군가에게는 적을지도 모르지만 20년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20여년 동안 장학금 후원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연도 있다. 2년 전 후원을 받았던 한 학생이 군 복무를 앞두고 100만원을 가지고 봉사단을 찾아왔다. 이 학생은 “덕분에 학교도 잘 다녔고 좋은 직장도 얻었다. 지원 받은 금액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이렇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성의를 무시할 수 없었다. 회원들은 받은 돈을 어떻게 사용할까 의논한 결과 후원받은 청년의 이름을 ‘○○○ 할머니 손자 ○○○’이라고 새긴 타월 300장을 구입했다. 회원과 고객들이 나누어 사용하면서 청년의 고운 마음을 오래 기억했다.

봉사단이 20여년 동안 꾸준히 학생들을 후원할 수 있는 것은 회원들이 정해진 날짜에 회비를 잘 내왔고, 회원 상호간에 화합도 잘 되었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하나같이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꿈나무들이 올바른 사고로 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봉사단 창립 때부터 활동한 진 회장은 “꾸밈없이 진실하게 봉사하고 협조하는 회원들이 항상 고맙다. 같이 장사하는 입장이다 보니 서로 이해하고 배려한다”라며 “봉사는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고 장사도 더 잘되는 것 같다. 즐겁고 뿌듯하고 힘이 솟는다. 다음날 또 열심히 장사하고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장사한다. 그게 행복”이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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