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칠한 바탕, 물걸레로 지워내” “교차·중첩을 통해 면과 선을 올려내”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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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1   |  발행일 2019-09-11 제22면   |  수정 2019-09-11
김영세·박경아, 내달 14일까지
신세계갤러리서 ‘추상유희전’
추상성 표현 위한 다양한 실험
20190911

대구신세계갤러리는 10월14일까지 김영세·박경아 작가의 2인전 ‘추상 유희전’을 개최한다. 난해함과 중량감을 덜어내고 ‘유희(遊戱)’의 방법으로 ‘추상(抽象)’의 화면이 보여주는 깊이 있는 해석을 접할 수 있는 전시다.

대구 출신의 두 작가는 추상성의 표현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세 작가는 물감과 오브제의 재료적인 응용과 기하적 원리의 조형성을 탐구하는 작가다. 관람자의 지각적인 움직임을 유도하기 위해 화면 속에서 의도적으로 공간의 모호함을 만들어가는 그는 바탕 전체를 겹겹이 칠해 놓고 물걸레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 지워나가는 그림을 그려왔다. 최근의 작품은 전형적인 채색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배경의 색을 덮어 나가며 형상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박경아는 화면 안에 균등한 색 입히기를 더해 나간다. 바탕 색의 면으로부터 여러번 교차와 중첩을 거쳐 면과 선을 올려내는 작업이다. 산재해 파편처럼 보이는 점, 긁히거나 스치다 묻어버린 선, 물감이 덩어리째로 밀려나 생긴 면 등은 내적 경험의 표현이 불식의 순간에 이뤄진 결과물이다. 작가의 손과 두뇌가 경험한 기억의 체계에 따라 거의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는 이런 작업은 이미지의 연상이나 형상의 재현에서 벗어나 색이 지배하는 추상으로 완성된다. 그러므로 김영세의 작품이 ‘감소’의 묘사라면 박경아의 작업은 ‘증가’의 묘사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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