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턴 ‘트윗 경질’…“백악관에 더는 필요없다”

  • 입력 2019-09-12 07:36  |  수정 2019-09-12 07:36  |  발행일 2019-09-12 제10면
北·이란 등 주요 현안마다 마찰
“강한 의견충돌” 18개월만에 하차
트위터에 “사직서 받았다” 밝혀
대북정책 등 노선 변화에 주목
트럼프, 볼턴 ‘트윗 경질’…“백악관에 더는 필요없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지난해 5월 22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행정부 내 대표적인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주요 현안에 대한 ‘강한 의견충돌’을 이유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 더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22일 임명돼 백악관에 입성한 이래 약 1년6개월 만의 불명예 하차로, 북한과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 주요 외교 현안을 둘러싼 파열음으로 끊이지 않던 교체설이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네오콘’ 출신이자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슈퍼 매파’로, 마이크 폼페이오국무장관과 함께 외교·안보 ‘투톱’으로 꼽혀온 볼턴 보좌관의 교체로 내부 ‘파워 게임’의 향배와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노선 기조 등 외교정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지난밤 존 볼턴에게 그가 일하는 것이 백악관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질 배경과 관련, “행정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나는 그의 많은 제안에 대해 강하게 의견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존에게 사직서를 요구했다"며 그 사직서가 이날 오전 자신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의 봉직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음 주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볼턴 ‘트윗 경질’…“백악관에 더는 필요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트윗 경질’ 방식으로 볼턴 보좌관의 ‘해임’을 기습적으로 공개 통보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이날 오후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공동 브리핑을 하는 것으로 공지가 된 상태였던 만큼, 그의 경질은 백악관 내 많은 인사들에게도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대행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기들리 부대변인은 “볼턴의 우선 사항과 정책이 그저 대통령과 맞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 그의 경질이 북한의 ‘9월 하순 대화 제의’로 몇 달씩 표류해온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졌다.

당장 ‘힘의 무게추’가 폼페이오 장관 및 그가 진두지휘하는 국무부 라인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상대적으로 온건한 대북노선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볼턴 보좌관이 이미 대북정책 관련 의사결정 라인에서 사실상 배제된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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