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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살던 대구 집(남산동) 매입…기념관 건립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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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태기자
  •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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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열사 수기서 “가장 행복한 시절”

‘전태일의 친구들’ 본격 사업 추진

“원형 최대 보존…복합기념관 계획”

대구 중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집. 전 열사는 이곳에서 2년여간 살면서 재봉사 일과 학업을 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가 낳은,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전태일 열사(1948~1970) 기념관 부지 매입이 성사돼 기념관 건립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6일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에 따르면 법인측은 전 열사가 살았던 집(중구 남산동 2178-1)에서 현 거주인과 주택 매매 계약을 17일 체결한다. 대구에서 태어난 전 열사는 6·25전쟁이 끝난 뒤 타지를 전전하다 대구에 돌아와 이곳에 지내면서 재봉사 일과 학업을 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남긴 수기엔 온 가족이 함께 살면서 2년여간 청옥고등공민학교(현 명덕초등 위치)를 다녔던 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로 묘사돼 있다.

전 열사가 살았던 집이 대구에 남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2015년. ‘전태일 45주기 대구시민문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 시민단체들이 유족의 증언을 토대로 이 집을 찾아낸 것이다. 서울엔 이미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있지만, 정작 그가 태어나고 생애 대부분을 보낸 대구엔 아무런 흔적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의미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에 대구 참여연대·민주노총 등이 기념관 건립 계획을 세웠다. 올해 3월엔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을 발족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전태일의 친구들’은 순수 시민모금을 통한 기념관 건립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500여명의 대구시민이 뜻을 모아 1억원이 넘는 기금이 모였다.

전 열사가 살던 집은 지어진 지 60년이 넘은 노후된 한옥 건물이다. 매입 후에도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전태일의 친구들’은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기로 했다. 추모공간은 물론 노동인권센터·교육공간 등을 갖춘 복합기념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구체적인 콘텐츠는 시민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다.

김채원 공동추진위원장은 “전태일 열사가 한국 노동사에 남긴 족적이 크지만, 그가 대구사람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시민 여러분이 보내준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계약을 맺게 됐다”며 “하지만 앞으로 남은 과정이 적지 않은 만큼 전태일 정신이 싹튼 이곳이 대구의 소중한 유산이 될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 추진하는 기념관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5억원가량으로 매매계약 이후 잔금 납부 등을 위해 추가 모금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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