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 대구, 10년의 이야기 .2]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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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7 07:56  |  수정 2019-09-17 07:56  |  발행일 2019-09-17 제20면
특화 4개센터 협력으로 시너지 창출…메디시티 도약 날개 역할
20190917

이명박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08년. 정부는 2037년까지 30년 동안 99만㎡(연구센터 33만㎡, 연구기관 66만㎡)의 부지에 5조6천억원가량을 투입, 첨단의료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관련법은 이미 제정됐고 그해 상반기 시행령과 규칙 등이 완료되면 하반기에는 입지를 선정,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계획이었다. 수조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는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동 유치에 전격 합의했고 광주, 전남, 인천, 경기, 강원도 등 거의 전국 지자체가 나섰다. 결과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등을 주축으로 효과적인 유치활동을 벌인 대구의 품으로 왔다. 정부는 2009년 12월 대구신서혁신도시 내에 105만㎡ 부지를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했다. 충북 오송과 함께 2곳에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된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2019년 현재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는 기업들의 신약개발 지원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고, 이런 덕분에 비수도권 지역이라는 지리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국 지자체 경쟁속 오송과 공동선정
‘비수도권’단점에도 144개기업 유치

신약·의료기기·실험동물·생산센터
유기적체계 구축 원스톱서비스 제공

최근5년 연평균 고용24% 매출16%↑
수입의존 제품 국산화 등 신화 창출


◆시너지 효과 내는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첨복재단)은 신약 후보물질 최적화, 첨단의료기기 설계, 시제품 제작, 성능평가 등을 통해 산·학·연·병(産學硏病)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첨복재단 내 △신약개발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 △실험동물 △의약생산센터 등 4개 센터가 각각 전문성을 토대로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약개발센터’는 기초연구의 최적화와 상업화 연계를 통한 글로벌 신약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신약개발 과정 중 취약분야인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세계적 수준의 신약개발 인프라 구축과 함께 국내 제약산업 지원을 맡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인 신약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분자 모델링, 의약화학, 약물동태, 약효검색, 약리평가, 안전성 평가, 생물리구조분석 등 최종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요소기술을 원스톱(One-stop)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신약개발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 개방형 신약개발 연구개발(R&D) 플랫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국내 신약개발 주체들이 데스밸리(Death Valley·초기 창업 기업이 연구개발에 성공했음에도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화에 실패하는 기간)를 극복하고, 연구성과를 시장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는 세계적인 첨단 의료기기의 개발 시작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를 지원하고 있다.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으로 진입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맞춰 공동연구개발, 시제품제작, 제품평가, 전임상실험, 임상연계 등 다양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로봇의료기기, ICT 기반의 디지털헬스케어, 의료기기 스마트 생산 기술 등 다양한 의료기기 분야 차세대 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는 의료기기 개발을 목적으로 의료영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의료기기의 전기·기계적 안전성, 전자파 적합성, 생체 적합성 및 성능 시험 평가를 위한 식약처 공인 시험검사 기관으로도 지정됐다.

임상시험 전 단계에서 첨단신약 및 의료기기의 유효성·안전성 평가를 돕는 ‘실험동물센터’는 첨단영상분석장비 및 수술기법 등 핵심기술과 인적 인프라,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네트워크를 통한 차별화된 동물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 내에는 쥐 등 소동물 실험구역, 토끼와 개 등 중동물 실험구역, 원숭이 실험구역, 생체영상구역, 수술구역, 유전자변형 동물제작구역, 감염실험구역 등을 갖췄다.

신약개발을 위한 의약품 생산과 분석 지원을 맡고 있는 ‘의약생산센터’는 합성의약품을 수탁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원료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적격 공공기관이다. 2016년 완제의약품, 2017년 원료 의약품에 대해 GMP적합승인도 받아 원료부터 완제의 생산 및 품질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고형제·세포독성항암주사제·원료의약품 등도 생산가능하고 관련 분석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이영호 첨복재단 이사장은 “2020년 첨단임상시험센터가 설치되면 비임상시험에서 임상시험까지 말 그대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첨단의료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아이디어와 미래를 향한 도전정신, 그리고 뜨거운 열정이 있다면 첨복재단이 연구와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가 돼 여러분의 소중한 꿈에 희망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시티 대구의 날개를 달아준 첨복

이런 요소 덕분에 첨복단지와 대구연구개발특구 의료연구개발(R&D)지구가 본격 가동을 시작한 2014년 이후 현재까지 대구시는 144개 의료기업을 유치했고, 이중 112개 기업이 입주를 완료했다.

단순히 입주한 기업만 늘어난 게 아니다. 첨복단지에 들어온 이들 기업의 내실도 튼튼해졌다. 대구시가 첨복단지 등에 입주를 완료한 11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고용인원은 2015년 1천41명에서 지난해 1천987명으로 946명이 증가했다. 연평균 24.1%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도 본사를 단지 내 이전해 입주한 기업 64개사를 집계한 결과 2014년 1천795억원에서 지난해 3천272억원으로 1천477억원이 증가했고, 이는 5년간 연평균 16.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첨복단지에 입주한 기업은 입주기업 맞춤형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좋은 연구성과를 내고 있고, 이는 기업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대구시의 분석이다.

대구시는 첨복재단과 함께 2013년부터 토지 분양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신약·의료기기 연구개발지원사업’, 메디벤처센터 실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지원’, 중견기업 초입의 유망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프론티어기업 육성지원사업’(경영·기술지원 매니저(PM) 운영, 집중 육성 패키지 및 성과 확산 프로그램 지원)을 시행한 결과 적지 않은 기업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주>엔도비전은 2014년 말 첨복재단 실험동물센터에서 연구개발을 지원받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지혈용 거즈의 국산화에 성공, 많은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은 키토산을 적용해 혈소판을 흡착시켜 혈액을 빠르게 응고시키는 제품으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첨복단지내 경북대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과 기술이전 협약을 통해 3D프린팅 척추 임플란트까지 사업영역을 확대, 첨단의료기기 시장을 개척 중이다.

서울 본사를 제외한 연구소와 생산시설을 대구로 이전한 <주>유니메딕스는 첨복재단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와 ‘스마트 약물주입장치’를 공동개발했다. 이 제품은 중환자실, 신생아실, 응급의료센터에서 미세하게 또는 다량의 약물을 주입할 때 오차를 ±3.26%까지 낮췄고 중증환자나 신생아의 경우 미량의 약물 주입에도 민감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입주완료기업 중 본사가 첨복단지 내와 대구 내에 위치한 기업 중 13개사의 연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억원을 넘어섰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꾸준한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을 통해 매출 증대, 고용창출 등으로 2018년 대구경제를 빛낸 <주>이·오·에스는 대구시가 지정하는 ‘스타기업 100’에 선정됐다. 이렇게 2007년부터 대구시에서 강소시업 육성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타기업, 프리 스타기업에 선정된 기업이 15개사에 이른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첨복단지 인프라를 활용해 기업 및 연구자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공동연구개발 및 산·학·연·병을 포괄·연계하는 사업화 지원을 강화하고 유관기관 및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소통과 역량을 결집, 첨복단지를 첨단의료산업의 허브로 육성해 메디시티 대구의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기준 첨복단지와 의료연구개발지구에 유치한 기업은 총 144곳(첨복단지 80개, 의료연구개발지구 64개)에 이른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기기가 72.9%로 가장 많고 제약·바이오가 20.1%, 기타 6.9% 등이다. 이 중 77.8%가 입주를 마쳤고 공사 중인 곳과 준비 중인 곳은 각각 4.2%와 18.1%로 조사됐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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