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예술이 경제다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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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7   |  발행일 2019-09-17 제29면   |  수정 2020-09-08
[기고] 문화예술이 경제다
문차숙 (시인)

일찍이 감성의 문화예술인들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산업 역군이 될 수 있고 무한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많은 문화상품을 개발·수출함으로써 국위선양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문화예술이 산업과 경영의 주축이 된다고 주목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문화가 산업이고 경제가 될 것이라며 시대를 앞서갔다. 요즘 K-pop 스타들, 그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개인은 물론 국위선양뿐만 아니라 적지만 우리 경제의 일익을 담당했다. 문화예술인을 개인주의(자)라고 할 수 있지만 여럿이 협동하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 그들이 다른 모든 것에 문화예술을 입힐 때 문화상품이 탄생한다.

대구에도 문화예술의 가치가 있는 곳이 많다. 작은 돌담길에 시와 그림이라는 예술을 입혀서 문화예술의 거리가 되고 관광코스가 되고 경제수입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

문화산업 정책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생각한다면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직접 제품을 만들지 않고서도 문화산업 및 관광산업의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 동네 가까이에서만 보더라도 불교 문화의 중심지인 ‘팔공산’에 문화를 입힌다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도 있다. 갓바위 오르는 1천365개의 돌계단에 스토리를 입혀서 모두가 하나씩 그 계단을 오르며 이야기를 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팔공산의 봄에는 진달래가 붉게 피어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숲과 맑은 물, 가을은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거리가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으며 겨울은 설경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거기에다 정성껏 기도하는 사람의 한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바위에 시와 소설을 입힌다면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또 갓바위 아래 두부 마을에서는 두부에 얽힌 스토리를 입혀서 그곳의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두부 마을에 들렀다가 조각작품 하나 만져야 소원을 들어준다는 구전동화라도 발굴한다면 그것이 하나의 작품이고 광고이다. 작은 식당가일지라도 뿌리, 역사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입혀야만 살아날 수 있다.

팔공산 자락, 봉무동 아파트 뒷길에는 고즈넉한 수변 길 산책과 함께 가끔 시상을 떠올리는 곳이기도 하는 ‘단산지’가 있다. 나는 가끔 저수지 둘레 길의 메타세쿼이아 그늘 아래서 시를 쓰면서 한가로이 보내기도 하며 벤치에 앉아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구경하면서 오래전 추억으로 회상에 젖기도 한다.

늘 변화와 새로운 것을 갈구하며 기존의 것을 바꾸고 다른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 문화예술인들을 활용한다면 ‘팔공산’은 분명 새로운 상품이 될 것이다.

지식의 전달보다는 감성을 자극해 대중으로부터 주목받아 경쟁에서 살아남는 문화예술이 상품으로 만들어진다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우리는 거기에 열광하면서 더 나아가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요즘 한창 뜨는 ‘송가인’ 열풍이 그것이다. 가수 송가인이 고급 승용차를 만들어서 우리에게 안겨줄 때와 노래를 불러 마음을 움직였을 때를 비교해 보라. 무엇이 우리를 신명 나게 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지.

이제 가수 ‘송가인’은 기업이고 ‘방탄소년단’은 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기업이다.

문화예술도 기업경영처럼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한다. 거기에다 정신세계 영역까지 넓히도록 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팔공산에 문화예술을 입힘으로써 문화예술인들이 작품을 창출하도록 하여 관광수입 증대에 일조를 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삶에 문화예술을 입히자. 그것이 경제적 가치이고 우리의 행복이다. 문화예술은 단시일내 경제적 가치를 산출 할 수 없지만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문차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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