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의심농장(경기 연천) 출입車, 경북 다녀갔다

  • 임호·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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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8 07:10  |  수정 2019-09-18 07:49  |  발행일 2019-09-18 제1면
파주서 첫 확진…4천마리 살처분
김천·예천·칠곡 농장 긴급방역
다른 시·군도 24시간 비상체제
앞으로 일주일이 확산 최대고비
20190918
국내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되며 위기경보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된 17일, 포항 북구 기계면의 한 돈사에서 농장주가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쯤 경기도 파주의 한 돼지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접수했으며, 검사 결과 17일 오전 6시30분쯤 ASF 양성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 농장 돼지 3천950두가 살처분됐다. 이어 인근 연천에서도 17일 ASF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조사에 들어갔다.

경북도가 이날 각 시·군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는 등 유입차단에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연천군의 한 농장을 출입한 2대의 차량이 최근 경북의 3개 농장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ASF의 경북지역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도에 따르면, 지난 9일 전남 영광의 한 양돈농장 화물차량이 연천군의 A농장과 칠곡군 B농장을 잇따라 방문해 각각 자돈(仔豚)을 공급했다. 또 연천군 A농장을 방문한 승용차 1대가 지난달 28일 예천군과 김천시의 양돈농장을 각각 다녀갔다. 통상 ASF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4~15일 이내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연천의 농가가 감염됐다면 칠곡의 양돈농가 역시 발병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경북도는 연천 A농장을 다녀간 차량이 출입한 경북지역 3개 농장에 대해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사람, 가축 및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 등 긴급방역 조치에 나섰다.

경북도는 유입차단을 위해 총 132명(2인 3개 조 편성)을 투입해 24시간 가동에 들어갔다. 또 차량 90대를 동원해 양돈농가와 주요 도로에 공동 방제단을 배치했다. 경북 양돈농가 743곳에는 담당관을 지정해 전화로 예찰을 강화하는 등 24시간 비상상황에 들어갔다.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가축방역대책본부(상황실)도 구성했다.

지역 양돈농가는 패닉상태다. 안동시 와룡면 한 양돈단지는 사람과 차량 출입이 완전 차단돼 적막감 속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농장주 A씨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허탈하다.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데 걱정이 크다”며 “농가 생존이 달린 문제인 만큼 모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에는 743개 농가에서 150만9천248두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48시간 전국 가축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ASF는 백신·치료제가 없고 폐사율이 100%에 이르러 양돈농가에 치명적이다. 앞으로 일주일이 ASF 확산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ASF 예방 비상행동수칙

△ 발열·출혈·폐사 시 즉시 신고 △ 발생국 여행 후 5일간 출입금지 △ 출입차량·대인 소독 철저 △ 육류·축산 가공품 반입 자제 △ 국제우편물 직접 수취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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