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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전세금은 대상 안돼…안심전환대출 ‘이름만 서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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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승규기자
  •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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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 이하 1주택자여야 신청 가능해

“굳이 세금들여 유주택자 혜택”불만

다음달 결혼을 앞둔 직장인 유모씨(33). 얼마전 대구 수성구 시지동의 2억500만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정책 금융인 ‘내집마련 디딤돌대출’을 받았다. 고정금리 2.7%로 30년 상환 조건이었다. 매달 원금과 이자로 50만원가량 내야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 출시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상품에 그의 시선이 꽂혔다. 이른바 ‘갈아타기’를 통해 대출 금리를 최대 1%대까지 낮출 수 있어서다. 그러나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기존 대출이 ‘고정금리’인 이들은 자격이 안된다는 것. 그는 “말은 ‘서민형 대출’인데 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간 공무원 강모씨(37). 그는 3억원의 전세금 마련을 위해 시중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로 2억원(변동금리 3.6%·2년 후 상환)을 빌린 터였다. 강씨에게도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그림의 떡’이었다. 전세자금 및 중도금 대출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집을 살 형편이 안돼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살고 있다”면서 “집 있는 사람과 전세 사는 사람 가운데 누가 더 서민이냐, 서민을 위한 것이라면 주택 보유자보다 전세입자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16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대해 ‘무늬만 서민형’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민 대부분이 공감하기 어려운 ‘서민 기준’ 때문이다. 대출 기준인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인 것을 두고서다. 9억원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이가 과연 ‘진짜 서민’이냐는 심리적 저항감이다. 초등생 두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김모씨(47)는 “최저시급 수준의 월급에 3% 후반 금리로 전세 대출금을 매달 꼬박꼬박 갚고 있다. 우리 같은 무주택자는 도와주지 않으면서 9억원씩 하는 주택 소유자에겐 굳이 세금까지 들여 이자를 1% 후반대로 낮춰줘야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허탈해했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을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해 상대적으로 서민이 많이 살고 있지만, 준주택으로 분류돼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규제를 적용받고 공부상 주택이 아니라는 이유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서민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재원이 넉넉하지 못해 어쩔 수 없다. 관련 대책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만기 등에 따라 1.85~2.2%의 대출 금리로 받게 된다. 본인·배우자 합산소득 연간 8천500만원 이하, 주택 가격 9억원 이하, 변동·혼합 금리 주택담보대출이면 자격이 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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