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진 안동 월영교, 인기도 ‘꺼져간다’

  • 피재윤
  • |
  • 입력 2019-09-18 07:03  |  수정 2019-09-18 07:03  |  발행일 2019-09-18 제9면
“사진 속 야간조명과 너무 달라”
관광객들 실망하면서 발길 뚝
市 “펜스에 부식방지처리 때문”
인근 테마길도 단색조명 운영
어두워진 안동 월영교, 인기도 ‘꺼져간다’
월영교 야간 조명이 화려함을 잃어가면서 방문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안동] 화려한 야간 조명을 자랑하며 안동의 명물로 손꼽히던 안동댐 월영교가 최근 들어 어두운 조명 탓에 상당수 관광객으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월영교는 안동 상아동과 성곡동 일원 안동조정지댐에 위치한 길이 387m, 너비 3.6m의 국내에서 가장 긴 목책 인도교로 2003년 개통됐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해 미투리 모양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동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 방문코스로, 또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자리 잡았다. 4~10월에는 하루 두세 차례씩 다리에서 분수가 가동되고 야간에는 교각을 따라 다양한 색의 조명이 더해지면서 안동호와 어우러져 절경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월영교를 찾았다 돌아가는 관광객에게서 실망감 섞인 목소리가 늘고 있다. 홍보영상이나 사진 자료에서 본 모습과 직접 본 월영교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게 이유다. 부산에서 온 A씨(55)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월영교의 모습은 다리 옆으로 뻗어 나오는 분수에 야간 조명까지 그야말로 감탄이 이어지는 환상적인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쪼개가며 가족과 함께 찾았는데 홍보사진과 너무나 달랐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교량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관광객 B씨(여·47)는 “화려한 야경의 월영교를 기대하고 왔다가 오히려 조명을 켜고 운항 중인 황포돛배 모습에 넋을 잃었다. 월영교는 조명이 화려하지도 않고 많이 낡은 것 같은데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했다.

시간 차이를 두고 형형색색 뽐내던 월영교 인근 ‘원이엄마 테마길’에 설치된 조명도 몇 해 전부터 단색 불빛만 뿜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계 당국이 다리 설치 이후 관리에는 관심이 없다”며 안일한 대응과 노하우 부재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조명이 어두워진 곳은 없다. 다만 다리 부식 방지를 위한 약품 처리 과정에서 펜스 부분의 색깔이 검은색으로 변해 전체적으로 어두워 보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원이엄마 테마길의 조명은 2년 전 낙뢰를 맞았는데 당시 기존 설치업체의 부도로 어쩔 수 없이 단색 조명으로 교체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기자 이미지

피재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