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 하태경 징계에 전면전 선포 “손학규와 같이 못간다”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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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20   |  발행일 2019-09-20 제4면   |  수정 2019-09-20
바른미래당, 분당으로 치닫나
20190920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직무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하태경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직무정지 징계를 받자 손학규 대표에 맞서온 비당권파의 입지가 대폭 위축되는 모양새다. 이미 정서적으로 분당 상태인 바른미래당이 실질적인 분당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9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윤리위를 동원해 당을 난장판 만든 것은 당권을 유지할 방법 자체가 없는 당 대표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며 “사태가 이 지경이 된 이상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와 함께 하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손 대표와 죽는 길을 갈지, 아니면 손 대표를 빼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지 모든 당원이 함께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河 제외되면 최고위원 4대4 동수
孫 의결정족수 확보…주도권 잡아


오 원내대표 발언은 전날 당 윤리위원회가 손 대표를 두고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했던 하 최고위원에게 ‘당직 직무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린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는 유승민 전 대표가 이끄는 바른정당계 소속인 하 최고위원이 앞으로 6개월간 최고위원으로서 역할을 못한다는 의미다.

현재 당내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는 손 대표를 포함한 당권파가 4명, 오 원내대표와 하 최고위원을 포함한 비당권파가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손 대표는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의 보이콧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식물’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하 최고위원의 퇴진으로 최고위 판도가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동수가 되면 당권파가 당 운영 주도권을 쥐게 된다. 당규에 따르면 안건 표결에서 가부 동수가 나올 경우 당 대표가 결정권을 갖는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안팎에선 손 대표가 최고위 의결정족수 확보를 계기로 앞서 민주평화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는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과 통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 대표와 대안정치 의원들은 그간 ‘제3지대론’을 한목소리로 제기하며 교감해왔기 때문이다. 대안정치 의원들의 개별입당을 위해선 최고위 의결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한 분석가는 “대안정치 의원들의 바른미래당 입당이 성사되면 유 전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한지붕 두가족’ 체제도 더이상 지속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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