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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으로 싸게 산 전기이륜차 부품 되팔고 사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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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태기자
  •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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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구매지원사업 ‘구멍’

올 들어 신청자 늘며 목표치 초과

웃돈얹거나‘고가’배터리만 팔기도

“대수 무제한이 편법 부추겨”지적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전기이륜차 보조사업’이 보급률을 높이는 데만 주력, 곳곳에서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전기차와 달리 1인 구매 대수에 제한이 없다보니 보조금 지원 등으로 저렴하게 구입한 뒤 부품 등을 되파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올초 환경부는 총 25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 전기이륜차를 구매하는 이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 구매 지원 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차량 출고 및 신고 후에 보조금을 지급받는 형식이다.

정책 시행 첫 해인 2017년 예산은 약 33억원에 그쳤지만,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대기질 개선에 열을 올리면서 관련 예산이 대폭 증액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판매되던 전기이륜차의 가격은 400만원대가량으로, 230여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도 일반 이륜차보다 더 비싼 가격 탓에 지난해까지 전기이륜차 보급률은 제자리 걸음을 기록했다.

그러나 300만원대 전후로 가격이 형성된 중국산 모델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조금을 지원 받으면 60만~70만원에 전기이륜차를 살 수 있게 된 것. 거기다 보유하고 있는 이륜차를 폐차하면 20만원의 추가 지원도 받을 수 있어 40만원대에 전기 이륜차 구입이 가능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조금 신청자가 몰리기 시작했고 올해 초부터 8월 말까지 전국에 보급된 이륜차는 9천235대로, 당초 정부가 목표로 삼았던 1만1천대를 초과할 전망이다. 이런 탓에 관련 예산도 바닥이 나 서울과 부산은 7월에 접수를 중단했고, 대구시도 역시 같은 이유로 지난 7일 보조금 지원 신청을 마감했다. 대구시는 1천421대를 보급 대상으로 산정했으나, 실제 신청 대수는 2천108대에 이르렀다.

이처럼 전기이륜차 보급이 많아지는 장점은 있지만, 곳곳에서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지원금은 소형 SUV 기준 1천400만원으로 전체 차량 가액의 70% 이상을 구매자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전기이륜차의 경우 자부담은 차량 가격의 20% 미만에 그치는 상황이다. 같은 목적으로 시행되는 정책인 데도 개인이 받는 보조금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더욱이 전기차와 달리 전기이륜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수 제한도 없어 ‘사재기’를 비롯한 각종 편법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을 지원받아 싼 가격에 여러 대를 사고 부품을 팔아 수익을 챙기는 사람도 있다. 배터리 등 부품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매대수에 제한이 없는 만큼 여러 대를 사재기한 뒤 약간의 웃돈을 얹어 미등록차로 판매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 관계자는 “전기이륜차는 영업용 판매가 많아 구매 대수를 제한하는 것은 어렵지만, 내년 계획을 수립할 때 세부적인 규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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