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팔공산 지킴이 한상일 한송식품 대표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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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27   |  발행일 2019-09-27 제41면   |  수정 2019-09-27
70년 팔공산 토박이의 잘사는 농촌 만들기…청정 소금·액젓으로 제2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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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에서 태어나 70년 가까이 팔공산을 지키고 있는 한상일 한송식품 대표가 황토 게르마늄 가마에서 구운 소금이 담긴 사야를 들어 보이고 있다.

1952년 팔공산 자락인 대구시 동구 송정동(당시 달성군 공산면)에서 태어나 70년 가까이 고향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한상일씨. 대구농고(현 대구농업마이스터고)를 졸업한 뒤 공채를 통해 고향 단위농협인 공산농협에 영농지도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두 차례의 공산농협 조합장까지 역임하며 관광자원만 있던 팔공산을 살기 좋은 농촌으로 바꿔 놓았다. 팔공산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한씨는 △팔공산순환도로변 직판장터 개설 △‘갓방구 합격사과’ 브랜드화 △미대동 팜스테이 마을 조성 △팔공산 미나리 단지 조성 등 농촌수익사업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2007년엔 신지식인으로 선정 되기도 했다. 퇴직 후에도 한씨는 한송식품을 운영하며 팔공산의 친환경 자원을 활용해 청정 구운소금 및 액젓, 간장, 된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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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일씨가 황토 게르마늄 가마에서 구운 소금을 꺼낸 뒤 황토 게르마늄 가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위쪽부터).

▶팔공산에서 태어나 한 번도 고향을 떠나지 않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대구농고를 졸업한 뒤 공산농협에 입사하면서 팔공산을 관광자원 차원을 넘어 농업 중심지역으로 바꿔 놓고 싶은 욕심이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단위농협의 ‘영농지도부장’ 공채에 합격하면서 농민계도 및 농촌개혁에 눈을 뜨기 시작, 여러 사업을 앞장서서 할 수 있었다. 특히 1988년부터 7년간 공산농협 서부지점장을 맡은 이후 1998년에 공산농협 조합장까지 당선되면서 농협 직원과 지점장으로서 추진하지 못한 여러 영농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고향을 지킨다기보다 고향에 사시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살고, 고향이 좀 더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공산농협 조합장에 당선된 뒤 재임 8년간 팔공산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사업들을 추진했나.

“우선 조합장에 취임하자마자 팔공산순환도로변에 직판장터를 개설한 것이다. 팔공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과일과 채소를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대구시민과 관광객에게 판매함으로써 농민들은 더 많은 수익을, 구매자들은 싸고 맛있는 과일과 채소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당시 팔공산순환도로변 대부분은 공산댐으로 인한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서 공원법에 따라 직판장 설치가 불가했다. 하지만 팔공산 농민과 대구시민들을 위해 직판장 설치가 절실하다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차례 대구시에 전달했고 문희갑 대구시장에게도 건의한 결과, 대구시로부터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팔공산순환도로변 직판장은 공산농협의 천막 설치 비용 지원까지 이뤄지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팔공산 재배 사과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브랜드화에 나서 ‘갓방구 합격사과’를 출시하게 됐다. 당시 공판장에서 10㎏당 2만원 하던 일반 사과에 비해 갓방구 사과는 2.5배나 되는 10㎏당 5만원 이상 거래됐지만,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농가 수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갓방구 사과는 전국히트예감 농산물 경진대회에서 2등을 하는 영예도 안았다.”


팔공산 관광 넘어선 농업중심지역 꿈
공산농협 지점장·98년 조합장에 당선
다양한 영농사업에 적극 나서며 결실

순환도로변 관광객에 친환경 직판장터
갓방구 합격사과 브랜드화 전국 히트
年 6만명 찾는 구암팜스테이마을 조성
미나리 단지 첫 조성후 17년간 인기

황토 게르마늄 가마에서 구워낸 소금
청정 소금으로 만든 액젓·간장·된장
경북바이오산업硏‘우수한 제품’평가
입소문 타고 고급 식당·선물용 인기



▶‘구암 팜스테이 마을’을 직접 나서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시작했고, 효과는 어느 정도였나.

“구암 팜스테이 마을의 경우 △농촌체험 △농촌 문화탐방 △농산물 직거래 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는데,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금도 연간 6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다. 1인당 1만원 정도의 체험비를 받고 있으니 도시인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농촌의 다양한 체험을 직접 할 수 있고, 농가에는 수익으로 직결된다. 이 사업 역시 농촌체험마을 경진대회에서 2등에 입상해 상금으로 4천만원을 받았다. 무엇보다 구암 팜스테이 마을은 정보통신부로부터 농촌정보화사업 시범마을로도 지정되면서 8억원의 지원금을 통해 광케이블 설치와 농가 100가구 모두에 컴퓨터 1대씩이 지원됐다. 구암 팜스테이 마을 주민들을 위한 농산물 사이버 직거래 교육장도 마련됐다.”

▶지금도 봄철이면 인기가 높은 ‘팔공산 미나리 단지’를 대구경북에서 가장 먼저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재선 조합장으로 취임한 2002년 팔공산 미나리 단지를 조성할 마음을 먹었다. 팔공산 미나리가 인기 있던 청도 한재 미나리에 맛과 영양분 등이 뒤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 미나리 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현장에서 직접 먹는 미나리의 맛이 가장 좋기 때문에 대구에서 가장 가깝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킨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용수동·신무동·미곡동·미대동에 조성된 팔공산 미나리 단지는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다 농협중앙회 지원금을 포함해 국비 28억원을 지원받아 미나리 생산으로 인한 농가소득보전과 농한기 농외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2003년부터 3년간 전국에서 유일하게 공산동 주민들이 100% 주민세를 완납했다는 것은 어떻게 된 것인지.

“공산농협 조합장 당시 농협 이용 활성화를 위해 조합원뿐 아니라 공산동 주민 모두의 주민세를 공산농협에서 내 준 적이 있다. 1가구당 6천원씩, 6천가구였으니까 3천600만원 정도였다. 3천600만원을 지원했지만, 효과는 그 이상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의 공산농협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신고도 함께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공산농협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 때 팔공보성아파트 한 주민으로 부터 받은 감사 편지는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편지에는 ‘선진국에 사는 기분이다. 돈 6천원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라는 마음을 다시금 가져본다. 신선한 이런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됐으면 한다’라고 써 있었다.”

▶조합장을 그만 둔 이후에도 팔공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구운소금과 액젓 등을 직접 만들고 있다는데.

“조합장을 그만 둔 뒤 지역을 위해 할 일이 무엇이 있나 고민하다 2009년부터 주위의 권유로 맑은 물을 비롯한 팔공산의 친환경 자원을 이용한 구운소금과 이를 재료로 한 액젓 및 간장, 된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숯가마찜질방을 운영할 당시 손님들이 숯가마에 소금을 한 번 구워 보라고 한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입소문을 타고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고급 식당 등 단체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주문이 늘어 회사 이름도 하나 지었다. ‘한송식품’이다. 팔공산에서 생산되는 소금과 액젓, 된장이 몸에도 좋다는 소리를 들을 때 내가 팔공산 사람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한송식품의 소금과 액젓, 간장, 된장을 소개 한다면.

“전남 신안에서 천일염을 직접 공수해 오는 우리 소금은 황토 게르마늄 가마에서 800℃ 이상 고온으로 음이온 원적외선열로 구워지면서 유해물이 모두 사라지고 없다. 최근 바닷속 미세 플라스틱 성분이 함유된 소금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우리 소금은 소금 전문연구기관인 전남보건환경연구원과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경북대 연구실 등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유해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는 청정 소금으로 판단된다는 보고서를 받았다. 소금 검사기준은 납과 카드뮴의 경우 1㎏당 각각 2.0㎎ 이하와 0.5㎎ 이하이지만, 우리 소금에서 검출된 납과 카드뮴은 0.00001㎎도 없는 ‘불검출’로 판명 받았다. 또 한송 소금과 멸치액젓에서 대장균군과 타르색소는 하나도 검출되지 않았으며, 1.0% 이상이 기준치인 총질소의 경우 우리 제품에선 2.4%가 나왔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에서 우리 제품 검사 결과를 두고 ‘대단히 우수한 소금과 젓갈’이라고 평가했다.”

▶처음 소금만 만들다가 액젓에 간장, 된장까지 만들게 된 계기가 있나.

“사실 처음엔 소금만 만들 계획이었는데, 소금 성분을 의뢰했던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의 양호철 교수의 권유로 액젓과 된장을 시작하게 됐다. ‘액젓과 된장 모두 소금을 재료로 하기 때문에 청정 구운소금을 원료로 액젓과 간장, 된장을 만든다면 더 좋은 액젓과 간장, 된장이 될 것’이라는 양 교수님의 조언으로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게 됐다. 천일염을 황토 게르마늄 가마에서 800℃ 가열하면 간수 성분은 모두 타서 없어지고 중금속 등 불순물도 모두 없어진다. 특히 한송 멸치액젓은 어간장과 같아 국간장 대신 사용하면 안성맞춤이다. 한송 된장은 맛뿐 아니라 미네랄까지 함유되면서 고급 식당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제품을 드신 분들의 입소문이 나면서 한송 소금과 액젓, 된장은 고급식당은 물론 단체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구 동구 팔공산로 368. (053) 985-9911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팔공산에서 태어나 팔공산에 묻히게 될 한 사람으로서 대구의 명산, 아니 전국의 명산 팔공산을 대구시민들이 모두 사랑하고 아껴 주셨으면 합니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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