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공부에너지 낭비를 줄이자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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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30 07:52  |  수정 2020-09-09 14:06  |  발행일 2019-09-30 제16면
[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공부에너지 낭비를 줄이자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요즘 각 스포츠 종목의 레전드들이 조기축구회를 결성하고 축구를 한다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다들 세계적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운동신경이야 말할 것도 없을 것 같고 해서 축구도 잘 하려니 했지만, 웬걸 이런 ‘개발’이 따로 없다.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운동장에 주저앉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이들의 모습이 달라졌다. 특히 후반에도 체력적으로 그리 힘들어하지 않으면서 운동장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난 후 감독이 말한다.

“우리가 특히 나아진 것 중 하나는 후반에도 체력적으로 지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건 전반에 쓸데 없이 뛰어다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에는 공만 보면 우르르 쫓아다녔는데 이제 그러지 않으니 후반을 뛸 수 있는 체력이 남아있는 것이다.”

지금 수능 준비 마무리에 접어든 수험생 모두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이제 후반전의 거의 마지막이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모두가 힘든 때이다. 이럴 때일수록 힘의 안배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수능 준비로 치면 옆의 공부 잘하는 친구가 보는, 자신에게는 없는 책을 보고 사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수험생 사이트를 보니 어느 인강이 좋다는 게시판을 보고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인강을 덜컥 신청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또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고난도 문제에 계속해서 매달리는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행동은 공부 에너지를 분산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확실하게 다지는 것이고, 자신의 능력을 실수 없이 발휘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자신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부정확하게 의미를 대강 알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했으니 한동안 보지 않았던 기본 개념을 다시 보아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내용 또는 현재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공부를 하려는 것은 이런 공부를 할 에너지를 다 갉아먹는다. 게다가 현재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 새로운 공부는 효율성이 낮을 수밖에 없고 실패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수능 전까지 대입 일정 중 단계전형을 지원한 경우 1단계 합격여부가 심리적으로 들뜨거나 위축되게 만든다. 1단계 합격이 최종합격이 아닌 것을 본인도 알지만 왠지 모르게 최종 합격된 것처럼 마음이 들뜨게 된다. 냉정하고 차분해져야 한다. 만약 불합격한 경우라면 수시와 정시모집 총 9회의 지원 기회에서 한 번을 실패한 것이니 툴툴 털어버리고 다음 대입일정을 챙기고 준비하도록 하자.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것저것 모두를 하려고 하지 말고 꼭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막판 역전골도 넣을 수 있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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