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즐거움을 위한 ‘놀이독서’ 방법

초등학생들이 책을 읽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독서를 어렵고 하기 싫은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다. 반면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는 학생들을 관찰해보면 이미 독서 자체를 놀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쉬는 시간 친구들과 보드게임, 공기놀이를 하는 것만큼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은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서둘러 이전에 읽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치며 책에 몰두한다. 아이들이 독서를 놀이처럼 즐기게 하려면 부모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독서능력·긍정적인 기대 갖춰야 효과
부모와 아이 책 내용 토론땐 ‘인성교육’
자녀 책읽게 하려면 부모 먼저 모범을

Q. 즐거움을 위한 독서, 놀이 독서는 어떤 것인가요.

A : 즐거움을 위한 독서는 그 자체가 놀이입니다. 즐거움을 위한 독서를 하는 동안 독자는 자율적으로 책을 읽고 몰입해 책을 읽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라틴어인 ‘Ludo’에서 온 ‘놀이 독서(Ludic reading)’는 ‘나는 놀이한다(I Play)’라는 뜻입니다. 놀이활동이 그 자체에 몰두하여 참여하게 되는 것처럼 즐거움 때문에 독자가 의욕을 가지고 독서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런 독자를 놀이로 책을 읽는 독자, 독서를 즐기는 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놀이 독서의 조건이 있나요.

A: 독자가 놀이독서를 하려면 세 가지 요건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놀이 독서의 첫째는 독자의 ‘독서능력’입니다. 놀이로 책을 읽는 독자는 책에 제시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만약 독자의 독서능력이 뒤처져 책 읽는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면 독서를 힘든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둘째는 ‘긍정적인 기대’입니다. 독자는 독서를 하면 즐거운 경험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합니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이전에 느꼈던 것과 유사한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독서를 계속 해나갈 것입니다.

셋째는 ‘올바른 책 선택’입니다. 이것은 독자에게 알맞은 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독자마다 관심과 수준이 다르므로 알맞은 책이 저마다 다릅니다. 어떤 독자가 좋아하는 책이 다른 독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책을 골라서 읽으라고 강요한다면 독자는 독서를 지루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놀이독서를 위한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활동을 선택하게 되어 놀이 독서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독서를 하더라도 놀이독서과정이 즐겁지 않으므로 놀이 독서에 실패하게 됩니다.

Q. 가정에서 놀이독서를 위해 부모가 관심을 가질 부분은 무엇인가요.

A : 가정에서 자녀들이 독서를 할 때 놀이독서를 하게 되는 세 가지 요건을 인식하지 못하면 자칫 강제적 책 읽기, 타율적 책 읽기가 되어 즐겁지 않은 책 읽기가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 책을 선택할 때 부모님께서 책을 사와서 읽히는 것보다 부모님 추천도서 중 선택하게 하거나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자녀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놀이독서와 인성교육을 연결지을 수 있을까요.

A : 문학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의 인간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문학교육이 담당해야 할 필수적인 역할 중의 하나가 인성교육입니다. 문학은 지(知), 정(情), 의(意)가 총체적으로 구현된 언어예술이므로 인성 교육을 하는 효과적인 통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놀이 독서를 하며 책과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있는 동안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인물의 감정이나 생각을 자신의 것처럼 느낌으로써 무엇이 올바른 행동인지를 고민하고 인물의 정서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 자녀들은 작품을 통해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다양한 가치 갈등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자녀와 함께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은 인성교육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Q. 자녀가 책을 많이 읽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스티븐 크라센은 ‘읽기 혁명’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면 더 많이 읽는다.” 아이들은 학교나 집에서 다른 사람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면 더 많이 읽는다고 합니다. 집에서는 부모가 여가시간에 책을 더 많이 읽으면 자녀가 독서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책 읽을 시간을 주면 스스로 읽는다”고 합니다. 시간에 쫓겨 바쁜 하루를 보내는 자녀들에게 단지 읽을 시간을 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독서를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합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김소정<대구명덕초등 교사>

최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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