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으로 나온 동네공방들, 마을주민 교류·나눔의 장 역할

  • 조경희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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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02   |  발행일 2019-10-02 제12면   |  수정 2019-10-02
대구 구암동 마을장터 ‘쌈박장’
10개 공방 23개 팀 참여 첫 행사
전시·판매자리서 지역민 어울려
골목으로 나온 동네공방들, 마을주민 교류·나눔의 장 역할
대구 북구 동암로 38길 상가 골목 안에서 ‘쌈박장’이 열려 인형·목공예 등 다양한 핸드메이드 제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구 북구 동암로 38길 후미진 골목. 10여개 공방이 몰려 있는 이곳은 평소와는 아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주인과 작품이 공방 밖으로 뛰쳐 나와 골목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던 것. 꼼지락점방(대표 김혜정), 뚝딱가죽공방(박신희), 하늘정원(김수이), 한땀공방(김주영), 배롱나무(이명신) 등 23개팀에서 내놓은 수제품이 전시·판매돼 골목은 여느 때보다 더 활기차 보였다.

대구형 마을나눔터 ‘대구마을와락(樂)’에 선정된 북구 구암동 ‘쌈박장’이 처음으로 열려 많은 관심을 받았다. 쌈박장은 ‘참신하고 세련되고 갖고 싶은 물건이 있는 장’이란 뜻으로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이날 쌈박장에 내놓은 제품은 뜨개질로 만든 인형, 리넨으로 만든 옷, 에코 백, 도자기, 쿠키, 떡, 목공예 등 모두 핸드메이드이다. 참여한 셀러 대부분은 동암로 38길 골목 안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공방에서 작품 하나씩 모아 ‘파올라 레이나(스페인 인형)’라는 이색적인 단체전시를 하기도 했다.

권현미 쌈박장 대표(인형공방 에이프릴)는 “골목 안에 공방이 10여 군데 있지만 각자 공방 안에서 일을 하느라 서로 알 기회가 없었다”며 “쌈박장을 위해 가게 앞에 테이블을 펴면서 셀러들끼리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갖게 됐다. 무엇보다 동네 주민들이 공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아도 교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권 대표에 따르면 지난 6월 대구시와 <사>대구시민센터가 브랜드 공모 및 시민 선호도 조사를 통해 마을나눔터의 대표 브랜드인 대구마을와락(樂)으로 쌈박장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쌈박장은 기자재(파라솔·테이블·의자 등)와 지원금을 지원 받아 브랜드 디자인, 홍보물 제작 등의 기회를 얻게 됐다.

권 대표는 “북구 함지마을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동암로 38길이 공방골목으로 소문이 나 찾는 사람이 더욱 늘기를 바란다”며 “누구나 함께 참여해 만들어 나가는 우리동네 골목 안에 작은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을나눔터 사업은 주민 주도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는 ‘아나바다 장터’, 무점포 소호활동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도하는 ‘플리마켓’, 버리기 아까운 물품을 서로 교환하거나 무상으로 나눠 주는 ‘클리닝데이’ 등의 장터를 지원해 나눔과 공유 문화를 확산하고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장터 운영 전문 컨설팅과 모니터링을 지원해 줄 6명의 커뮤니티 디자인단도 공모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지난 9월부터 반짝예술시장(북구 동천동), 곁에 온 장(달성군 논공면 북리), 스마일 마켓(달서구 대천동)을 시작으로 대구 일원 12곳에서 특색 있는 나눔 장터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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