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앞둔 마트·과일가게도 침수피해…상인들 “무릎높이까지 물 들어온 듯”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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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04 07:14  |  수정 2019-10-04 07:32  |  발행일 2019-10-04 제9면
태풍 ‘미탁’ 지나간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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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물폭탄이 쏟아져 침수피해를 당한 포항 북구 두호종합시장의 마트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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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종합시장 내 이면도로에는 침수피해를 당한 상가에서 내놓은 각종 물품들이 가득 쌓여있다.

[포항] “다음주 월요일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어 가슴이 답답합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동해상으로 물러간 3일 오전 포항 북구 창포동 두호종합시장 내 R마트 정순희 대표(여·54)는 “두 달 동안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물건을 새로 들여놓았는데…”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젯밤 11시부터 가게 안으로 물이 차 포항시청과 소방서 등에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손을 쓸 수 없었다”며 “천장과 바닥을 새로 하고, 물건도 다 새로 들여놓은 상태에서 피해를 당해 너무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해병대원들이 지원을 나와 피해물품을 빼내고 매장 복구작업을 도와 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상습 침수’포항 두호종합시장
市, 배수펌프장 가동도 역부족
3년전 집중호우때와 같은 상황
근본적 대책 필요 목소리 나와


상습 침수지역인 창포동에는 지난 2일 오전 11시부터 3일 오전 2시까지 319.4㎜의 비가 내렸으며, 특히 밤 10시부터는 시간당 30㎜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 같은 물폭탄에 두호종합시장 내 수십 곳의 가게가 침수피해를 당했다. 포항시는 시장 인근에 설치된 두 곳의 배수펌프장을 가동하며 물을 빼냈지만 역부족이었다.

R마트 맞은편 ‘동남청과’는 과일상자 60박스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가게 주인은 “큰 비만 오면 침수피해를 입는 곳인데 행정당국에서 이제부터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했다. 인근의 남성헤어 전문점도 침수피해를 당해 가게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전 6시에 가게에 나온 안소영씨(여·50)는 “가게 안 모든 것이 넘어진 것을 보니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들어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3년 전 집중호우 때도 가게가 잠겼는데 올해 또다시 당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두호종합시장 내 이면도로에는 침수피해를 당한 상가에서 내놓은 각종 물품으로 가득했다.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폐목재,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으로 넘쳐나면서 쓰레기더미를 이뤘다. 포항시 공무원과 해병대원은 이날 오전부터 나와 복구작업에 힘을 보탰다.

글·사진=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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