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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주택 진흙뻘 뒤범벅 “어떻게 살겠나”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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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두백기자
  • 2019-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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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강구시장 2년 연속 침수

점포 40여곳 멀쩡한 곳 없어

마을다리철제난간도 부러뜨려

영덕지역 봉사단체 회원들이 4일 오후 태풍 미탁으로 침수피해를 입은 강구초등학교 맞은편 상가를 정리하고 있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할퀴고 지나간 영덕군 강구시장 주변은 4일 오후에도 흙탕물로 뒤범벅이 된 가구와 집기 등을 씻고 정리하느라 정신 없었다.

‘미탁’은 2일부터 3일 새벽까지 강구면에 326.5㎜의 비를 뿌렸다. 지난해 덮친 태풍 ‘콩레이’로 큰 피해를 당한 강구시장과 주변 상인들은 또다시 밀려든 누런 황톳물을 피하지 못했다. 시장안의 생선가게 수족관은 물론 시장주변 상가와 주택의 가전제품이 망가지고 보일러까지 엉망진창이 됐다.

가장 심한 곳이 강구초등학교 정문 좌우로 늘어선 40여곳의 상가들로 멀쩡한 곳이 한군데도 없다. 3일 오전부터 침수된 가전제품과 가구들을 씻고 말리고 있지만, 길바닥에는 쓰레기 흙탕물이 뒤섞여 아수라장이다. 한 옷가게 주인은 “얼마 전 새로 들여놓은 옷이 흙탕물에 젖어 못 팔게 생겼다”며 “이래서야 어떻게 살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장병과 경찰, 경북도청 직원 및 군내 봉사단체가 피해복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자원봉사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미탁 피해 범위가 커, 자원봉사자들이 분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병곡면 금곡리는 마을 전체가 진흙 뻘이다. 이곳 주민들은 “이런 태풍은 살면서 처음”이라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칠보산 자락의 계곡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금곡천을 끼면서 80여가구가 모여사는 금곡 1리는 칠보산 자연 휴양림 길목에 위치한 마을이다. 미탁은 2~3일사이에 병곡면에 330㎜의 비를 뿌렸다. 이 비로 폭 10m의 금곡천이 넘쳐 급류로 변하면서 마을 전체를 덮쳤다. 다행히 156명의 마을주민들은 태풍이 덮치기 전에 모두 인근마을로 피신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기자가 이 마을을 찾은 4일, 콘크리트주택을 제외한 오래된 주택은 온전한 곳이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집 전체가 진흙같은 뻘로 뒤범벅이 된 남모씨는 “이 마을에서 60년을 살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집중호우로 상류 계곡에서 큰 규모로 흘러내린 물은 금곡천 주변 도로와 제방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 상처를 냈다. 빠른 속도로 불은 물은 하류로 향하면서 하천위에 설치된 마을다리의 철제 난간까지 부러뜨리며 휩쓸고 갈 만큼 위력적이었다. 또 하천물이 굽이진 곳에 위치한 김모씨(88)의 콘크리트 슬래브 주택의 밑을 파헤쳤고 주택 뒤쪽의 창고 1동을 삼키며 바다로 흘러 내렸다.

물이 빠진 골목길과 집 마당에는 10~ 20㎝ 높이의 진흙이 뻘처럼 퍼져 있었다. 이곳에서 군 장병과 대구시 공무원들이 달려와 복구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글·사진=영덕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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