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저소득층 ‘내집 마련 기간’ 3년 이상 뒷걸음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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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08 07:06  |  수정 2019-10-08 07:06  |  발행일 2019-10-08 제1면
연소득 18.4년 모두 모아야 가능
文정부 들어 14.7년서 크게 늘어
고소득층은 거의 변화 없어 대조
대구 저소득층 ‘내집 마련 기간’ 3년 이상 뒷걸음

대구 북구 3산업단지 내 금속가공업체 직원 A씨(30·달서구 두류동)는 결혼 3년차지만 집을 살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A씨는 “대구 외곽 24평(전용 59㎡) 아파트 매매가가 1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부모 도움 없이 내 월급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 최근 몇년간 가파르게 오른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을 보면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2년간 대구지역 서민의 내집 마련 기간이 3년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에게 제출한 2016~2019년간 소득분위별 아파트 PIR(연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배수)를 산출한 결과 연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PIR가 2017년 2분기 14.7에서 2019년 2분기 18.4로 3.7이나 늘어났다. PIR가 18.4라는 것은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해도 18.4년은 모아야 자기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PIR는 소득과 비교한 주택 가격을 보여주기 때문에 집값 체감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에서 PIR 산출을 위한 주택구매가격은 분기별 대구 아파트 평균가격(2019년 6월 현재 3억462만원)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

1분위 가구의 PIR는 2016년 1분기에서 2017년 1분기까지 15.3에서 14.9로 하락하는 추세였으나, 2017년 3분기 들어 15.1로 상승하더니, 2018년 1월 17.4, 2018년 4월 19.1, 2019년 1월 19.3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소득층인 상위 20% 5분위 가구의 PIR는 2017년 2분기 2.5에서 2019년 2분기 2.6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1분위와 5분위 간 PIR 격차 또한 12.2(2017년 2분기)에서 최대 16.8(2019년 1분기)까지 벌어졌다.

김 의원은 “이번 정부들어 PIR가 3.7이나 증가했다는 것은, 지역 저소득층 가구가 평균적인 가격의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한 기간이 최소 3.7년 뒷걸음질쳤다는 의미”라며 “정부의 주거정책이 결과적으로 저소득층 부담만 가중시키고, 더 좋은 집으로 올라가기 위한 주거사다리마저 걷어찬 셈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 연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PIR는 2017년 2분기 16.4에서 2019년 2분기 21.1로, 내집 구매 기간이 4.7년 늘어났다. 서울에서는 소득 1분위 도시 가구가 평균 가격대 아파트를 구매하는 기간이 2017년 2분기 33.1년에서 지난 2분기 48.7년으로 15.6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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