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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수익으로 두건 제작 암병동 기증 “만드는 이 받는 이 모두에게 힐링되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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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 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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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공방‘채담정’4년째 행사

천연염색한 천에 수놓아 만들어

대구 북성로 오토바이골목에 있는 전통침선문화원 ‘채담정’이라는 바느질 공방을 찾은 시민들이 암 환우들에게 줄 두건에 수를 놓고 있다.
대구 북성로 오토바이골목 끝에 전통침선문화원 ‘채담정’이라는 바느질 공방이 있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가듯 이곳에서는 모든 원단에 천연재료로 염색을 하고 치수를 재어 재단을 한 뒤 한땀 한땀 손바느질로 우리 전통 한복을 비롯한 조각보, 규방소품 등을 만든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1년을 정리하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각종 원단과 소품을 원가의 20~30% 정도의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플리마켓과 ‘아나바다’, 그리고 1천원 경매 행사가 이뤄진 것이다.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는 행사다.

특이한 점은 이 행사를 통해 생기는 모든 수익금은 대구가톨릭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기증하는 것이다. 이에 회원들은 재미와 감동에 이어 보람까지 느끼는 행사라고 입을 모은다.

모으는 방식뿐만 아니라 가톨릭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기증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플리마켓을 통해 생긴 수익금을 현금으로 기증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쓰는 두건으로 기증하는 것. 행사를 하면서 발생한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금은 두건을 만들 원단구입비로 쓰고,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은 두건에 한땀 한땀 수를 놓아 환우들에게 기증할 두건을 완성하는 것이다. 채담정 정윤숙 대표는 “아무래도 호스피스 병동의 암환우들은 방사선을 비롯한 각종 치료를 통해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해지기 쉬운데 예쁜 두건으로 머리를 감싸면 위생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해마다 약 30개 정도의 수놓은 두건을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과 함께 가톨릭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전달하면, 병원측에서는 1년 동안 환자에게 하나씩 주고 있다. 첫해에는 소목이라는 붉은 빛이 나는 나무로 염색을 한 원단을 사용했고, 작년에는 쪽이라는 이름의 풀로 염색해 푸른 빛이 나는 원단을 사용했다. 올해는 연보라빛 나는 원단을 사용, 수를 놓았다.

이곳에서는 플리마켓 행사뿐 아니라 첫날은 꽃물을 들이는 장미 부토니에를, 둘째 날은 인디언의 지혜가 담긴 서양 매듭의 일종인 마크라메를, 셋째 날은 복을 부른다는 서금패 키링을 만들었다. 마지막날 하이라이트인 두건 만들기를 했는데, 동참하는 이들은 자신이 수놓은 두건이 암환우에게 요긴하게 쓰인다는 점에서 기쁜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칠곡에서 채담정 자격증반에 다니는 김선희씨는 “4일간 행사에 모두 참석하게 되어 너무 재미 있었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같은 자격증 반에 다니는 공효생씨는 “이곳에 오면 힐링이 된다. 사람들이 좋아서 오게 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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