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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인문명리] 실수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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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부기자
  • 201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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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사납다)’라는 말이 있다. 유교 경전의 하나인 ‘예기’의 단궁하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노(魯)나라를 떠나 제(齊)나라로 가던 중, 세개의 무덤 앞에서 슬피 우는 여인을 봤다. 제자인 자로가 알아보니, 시아버지와 남편 그리고 아들이 호랑이에게 잡아 먹혀, 무덤 앞에서 울고 있다고 했다. 자로가 “그런데 왜 이곳을 떠나지 않습니까”라고 물으니, 여인은 “이곳은 가렴주구(苛斂誅求·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음)가 없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사납다고 가르쳤다. 이것은 위정자에 대한 경고이며, 공자의 ‘인(仁)’의 정치사상을 보여준다.

공자의 이런 정치사상을 명리학 용어로 ‘재생관(財生官) 관생인(官生印)’이라고 한다. 풀어서 설명하면 정부가 좋은 정책을 펴서,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정치라는 의미다.

일반인에게 재(財)는 자신의 의도대로 관리할 수 재물이다. 정치인에게는 자신을 따르는 국민이, 감시감독해야 할 정부 소유의 자산이 재(財)다. 관(官)이란 각자의 사회활동이 있는 것이며, 책임감이 있는 것이다. 조직 내에 믿음직스러운 상사가 있는 것이고, 안정스러운 국가가 있는 것이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국민들을 안정되게 보호하는 것이다.

인(印)은 인정받아 보상받는 것을 뜻한다. 인내하며 잘 해냈기에 받는 혜택이다. 내가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이다. 정치인이 정치를 잘했다면 위대한 인물로 추앙받을 수 있는 것도 인(印)에 있다.

인간은 홀로 사는 것이 아니다. 정보를 공유하며 환경에 적절히 맞춰가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것을 대운(大運)이라 한다. 현대사회는 대운이 좋은 것을 가장 좋은 운이라 말한다. 국가정책, 즉 관의 정책을 따라가며 재정활동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유무형의 인적 결과물이 생긴다면‘재생관 관생인’의 정치가 원활한 것인 동시에 국민의 운도 길한 것이다.

현대 명리학은 재에 많은 의미를 둔다. 가정경제의 윤택에 가치를 두는 것이다. 가정 경제가 무너진 국민들은 국가의 든든한 버팀목이 안된다. 재의 생(生)을 받지 못하는 관은 허관(虛官)이라 하여 오래가지 못한다. 공자의 ‘가렴주구’를 다시 새겨보면, 국민의 절실함은 가정경제의 힘듦에서 시작한다. 즉 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가정경제의 여유로움에서부터 생겨난다.

명리 흐름으로 본다면 내년 경자(庚子)년은 낡아빠진 허리띠도 다시 졸라매야 하는 해다. 육십갑중 경자는 매우 현명하라는 해이기도 하다. 경자년의 시공간은 각자 생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있다. 투표할 때 잘사는 나라에 대한 기대를 걸고 투표한다. 유권자로서 실수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명지 이승남(명지현학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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