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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이충상 경북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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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문기자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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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강하게 압력 넣었거나 영장전담 판사 알아서 기었거나”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 영장 기각’을 비판(영남일보 10월10일자 3면 보도)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10일 오후 만났다. 이 교수는 인터뷰엔 응하겠지만 오해받는 것은 싫다며 사진 촬영은 끝내 거절했다.

“조국 동생 영장기각 판사 나쁘다
대통령이 대법원장 인사권 가져
사법부 독립되기는 어려운 구조”


“고위법관이 영장전담판사에게 청와대의 압력을 전달하는 것은 아주 드물다. 흔히 있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대통령이 특정사건에 ‘강한 희망’을 표시할 때다. 대통령이 대법관과 대법원장 임용권을 갖고 있지 않느냐. 그때 대법관 후보군에 있는 고위법관이 압력을 전달한다. 2년간 서울중앙지검 영장담당부장판사(2004년)와 형사합의부장(2005년) 재직 때 이른바 ‘청와대 압력’은 그 한 건(여택수 청와대 부속실장 직무대리 건)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여러 건에 애착을 보이는 경우는 없다. 그 당시 강하게 부탁하더라. 조국 동생 영장기각건은 청와대가 강하게 압력을 넣었거나, 아니면 영장전담판사가 알아서 기었거나 둘 중 하나다. 영장을 기각한 판사는 아주 나쁜 판사다. 항상 권력 비위에 맞춰 판단해왔다. 지난해와 올해 2년간 영장전담판사 중 딱 한 명 기억나는데 그게 바로 이 판사다. 말 안해도 알아서 기니까 압력을 안넣었을 수도 있다. 둘 중 어떤 경우라도 나쁘다. 마땅히 구속해야 할 사안이다. 지금 사법부는 독립되지 않았다. 청와대 눈치를 본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믿지 않는다. ‘유권(有權) 불구속, 무권(無權) 구속’ 심각하다.”

▶이번에 비판적인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가 있나.

“중대하고 명백하게 잘못됐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영장발부 기준이 없다’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기준이 상세하게 있다. 서면으로 후임자에게 인계인수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번 영장기각은 기준 위반이다. 2004년 내가 근무할 당시 뇌물수수죄는 1천만원 이상, 배임수재는 몇천만원 이상이면 구속이다. 이번에 2억원이니까 100% 영장발부해야 된다. 분노가 치밀었다. 법무부 장관 배우자가 동생보다 더 심각하다. 구속되지 않게 하려고 혈안일 것이다. 그게 중요하다.”

▶결국 청와대 압력을 거절해 사표를 낸 것인가.

“2004년 청와대 압력을 거절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한 뒤 2005년 ‘대법원장은 전·현직 대법관 중에서 임명하는 것이 순리다’라는 글을 썼다가 사무분담변경을 예고받고 법복을 벗었다.”

▶삼권분립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큰 문제다. 이상적인 것은 제3공화국 헌법정신이다. 3공화국 헌법엔 ‘대통령은 법관추천회의에서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제청하면 임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금은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임용하니 사법부가 독립되기 어렵다. 법원이 중심을 잡고 있어야 되는데 인사권 때문에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충성맹세하는 상황이다. 창피하다.”

▶지난 정부에서 사법부가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하는 등 유착이 심해 현 정부가 사법개혁을 진행 중이다. 국민이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

“딱 하나, 상고법원 만들기 위한 것 때문이었다. 그게 없었으면 이렇게 난리 안났다. 상고법원 추진 위해 청와대 비위 안 건드리고 호감을 사려했던 것 같다.”

▶그렇더라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판결 자체를 바꾼 거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기사를 보도한 일본 기자 무죄판결 때 판결문의 이유로 대통령 기분 나쁘지 않게 해달라거나 강제 징용 판결 대법원 전원 합의체에 회부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강제징용은 전원합의체 가는 게 맞다. 기왕 합의체에 회부하면서 청와대에 미리 알려주고, 부탁 들어주는 것처럼 했다. 대법원장과 청와대 비서실장이 만난 것은 부적절하다. 그렇다고 결론이 바뀐 것은 아니다. 단지 국민이 보기에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전범기업을 변호하는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가 대법원장 만나는 것도 당연히 부적절하다. 그렇다고 범죄는 아니다.”

▶부적절한데 범죄는 아니다? 일반인은 조금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로스쿨 교수로 오고 싶어했나.

“논문 쓰는 걸 좋아한다. 교수를 하고 싶었다. 1990년대 말 두 대학에서 오라고 했다. 2007년에도 그런 기회가 있었다. 사정이 있어서 못갔다. 경북대 생활에 아주 만족한다. 배타적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전혀 없다. 너무 좋다. 교수들과 자주 식사도 하고 잘 지낸다. 독일·일본·한국의 입법과 판례·학설을 비교 검토해 논문을 쓰고 싶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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