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수처리산업 노하우 전수…지역 물기업, 진출 교두보 마련”

  • 정재훈,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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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2 07:29  |  수정 2019-10-12 08:04  |  발행일 2019-10-12 제13면
대구TP‘콜롬비아 수처리TP’조성사업
20191012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는 2017년 콜롬비아 상·하수도 정책 관계자들을 초청해 연수를 진행하며 대구 물산업의 우수성과 인프라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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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물산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물산업의 핵심 기관인 한국물기술인증원의 대구 유치에 이어 지역 물산업의 해외 진출까지 이뤄졌다. 특히 해외진출의 경우 지역 물 산업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이하 대구TP) 나노융합실용화센터가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인 ‘콜롬비아 수처리 TP(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며 지역 물 기업들과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수처리TP 건축 등 5개 핵심과제
국비 55억투입 2022년까지 추진
각 물처리공정별 韓 기자재 도입
전문가 파견…대구기업과 기술 교류
관계자 교육으로 역량강화도 추진

 

콜롬비아 물산업, 年 5% 성장전망
사업 후에도 공동기술개발 기대
 

◆콜롬비아 물 산업 조성나서

콜롬비아 수처리 TP 조성사업은 산업통상 협력개발지원사업(ODA)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주요 사업 내용은 △건물 조성 및 설비 구축 △인력 양성 및 기술 전수 △양국 기업 간 협력 증진 등이다. 국비 55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4년간 추진된다. 콜롬비아에서는 건설(현금), 부지 및 기자재(현물) 등 약 60억여원을 분담한다. 콜롬비아 수처리 산업 육성을 위해 인프라 확충 및 현지 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를 촉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추진 거점인 ‘수처리 TP 건축’을 비롯, △시험 기자재 구축 △기술컨설팅 △인력양성 교육 △마스터플랜 수립 등 5가지 핵심 과제가 있다.

수처리 TP의 경우 공동 연구시설 및 홍보 전시실, 기업 입주공간 등으로 구성되며 지상 2층(연면적 2천㎡) 규모로 계획되어 있다. 또 시험 기자재 구축은 콜롬비아 수질 기준에 맞는 자재를 도입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공인시험기관 자격을 획득하여 인검증 업무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도록 했다. 특히 각 물 처리 공정별로 한국산 기자재 및 수처리 공법 실증이 가능하도록 구성해, 사업 이후에도 한·콜 공동기술개발 및 현지사업화 연구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전문가를 콜롬비아 현장으로 파견하고 대구 기업·기관과 기술교류가 이뤄지는 ‘기술컨설팅’과, 정부 정책 관계자 교육을 통해 물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기획 역량 강화도 추진된다. 사업 마지막 단계에서는 수처리TP 운영을 위한 조직·인력·정관 등 마스터플랜 기본계획 수립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대구 또는 현지 기업·대학·기관 간 추가적인 협력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TP 측은 “콜롬비아 수처리 산업 진출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캠프(Business Camp)로, 지역 물 산업이 중남미 전역 확대를 위한 비즈니스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콜롬비아 진출 준비

2016년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정으로 50년의 내전을 끝낸 콜롬비아 정부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정치·경제적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물·생태 보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풍부한 수자원에 비해 물 가용성이 떨어지고, 미흡한 수질관리에 따른 하천 생태 오염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콜롬비아는 2019년 독립 200주년을 맞아 상·하수도 보급률 및 폐수처리율 개선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TP는 2016년 ‘콜롬비아 민간부문 앞 수처리 기술이전 방안 수립’ 용역에 주관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이미 콜롬비아 물 산업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물 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콜롬비아 물 산업 규모는 2016년 기준 45억달러로 남미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둘째로 큰 물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콜롬비아 물 산업은 연평균 5%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하수처리율·상하수도 보급이 타 중남미 국가 대비 열악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즉 콜롬비아 물 산업은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잠재력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물산업 시장규모가 극히 제한적인 반면, 국내기업은 수처리 설계·건설·플랜트시공 등에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처리 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개발 노하우 전수 분야이기도 하다. 콜롬비아 수처리 TP 사업 역시, 콜롬비아의 수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한편 국내 수처리 전문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미국의 리서치파크, 영국 사이언스파크 등과 같이 ‘한국형 테크노파크’ 모델의 성공적 진출로 남미에서 국가 위상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TP와 지역 정치권의 합작품

이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대구 TP 나노융합실용화센터는 한국의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기획단계부터 참여한 것은 물론, 지역 물산업 육성 정책 및 지원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현재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물산업 기술개발사업 운영 및 연구개발(R&D)도 진행하고 있어 향후 대구 기업과 콜롬비아 현지 연계도 이뤄질 전망이다.

대구TP는 사업 첫해인 올해 △TP 설계 후 착공 △수처리 기자재 도입 품목 확정 △수처리 TP 운영을 위한 종합 마스터플랜 기본계획(안) 수립에 나설 계획이다. 수처리 전문인력양성을 위해 5명을 초청, 물산업 정책기획 교육과 수처리 기술 및 운영 교육도 예정돼 있다.

지난 5월에는 대구TP 실무 책임자들이 콜롬비아 보고타시를 방문해 양국 간 협력사안에 대한 긴급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지 협의에서 콜롬비아 측은 담당부처를 산하기관에서 공공사업청으로 변경하고 폐기물 처리, 에너지, 전기차(충전) 분야까지 사업 영역의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TP 관계자는 “수처리 TP 내 구축 예정인 홍보전시관을 통해 국내기술을 홍보하고 기술교류 및 기술이전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현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남미 상·하수도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조기 입수하고, 지역 수처리 기업들에 입찰 참여를 돕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지역 정치권의 지원을 받아 성사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대구 달서구갑)이 공모 초기부터 유치와 운영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곽 의원은 “지역 물 산업이 세계로 뻗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국회 입법과 예산 등에서 지역 물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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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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