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채보상운동 위대한 정신, 디지털 아카이브로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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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2   |  발행일 2019-10-12 제23면   |  수정 2020-09-08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데 필요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사업이 본격화된다. 문화재청의 ‘2020년 세계기록유산 홍보지원’ 공모사업에서 대구시가 응모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디지털 아카이브사업이 선정됐다. 지원받는 사업비는 5억5천만원이다. 이 사업은 국비와 시비 일대일 매칭사업이라 총 11억원이 투입된다.

2017년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뒤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 대한 논의는 계속돼 왔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나라빚 1천300만원을 갚기 위해 전국민이 참여한 경제주권 회복운동이다.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외채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전국민 기부운동을 통해 자발적으로 극복한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국채보상운동을 추동한 정신이 면면히 이어져 1997년 IMF 금 모으기운동,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의 힘이 됐다.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 민족의 찬란했던 역사를 증거하는 많은 자료가 사라지고 왜곡됐다. 근대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측면에서 일제에 저항한 독립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의 기록물이 수천건이나 남아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이 기록물은 국채보상운동 발기문, 기부영수증 등 일제의 경제침탈에 맞선 대구시민의 구국정신을 생생히 보여주는 소중산 유산이다. 그 역사적 중요성이 세계에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고문서 형태로 남아있고 다양한 기관에 흩어져 있어 체계적 관리가 힘들다. 관련자료를 수집·보관·전시하는 아카이브 건립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다. 이번 아카이브사업에서 전국 10여 곳에 흩어져 있는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는 타 기관과 협력해 디지털기록물로 집대성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계인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기록물 언어번역 및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한다.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면 전세계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국채보상운동의 세계사적인 의미를 널리 알릴 수 있다. 일본과의 역사문제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역사를 올바로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권영진 시장은 “대구시의 위상에 걸맞게 세계기록유산의 보존과 활용, 해외확산을 꾸준히 확대해 유네스코 도시로 성장·발전해 가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카이브를 세계관광자원이자 도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이런 의지가 현실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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