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역사, 회재 이언적 선생 고문헌 첫 공개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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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5 07:35  |  수정 2019-10-15 07:35  |  발행일 2019-10-15 제10면
국립중앙도서관 오늘부터 특별전
경주독락당 소장보물 등 38종 전시

[경주] 경주 독락당(獨樂堂·보물 제413호)이 500년간 지켜온 회재(晦齋) 이언적(1491~1553년) 선생의 고문헌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여주이씨 옥산문중 종가인 독락당이 소장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특별전 ‘회재 이언적, 독락당의 보물 서울나들이’를 15일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고문헌 3천43종을 보유한 독락당 어서각 자료를 국립중앙도서관이 2015년 12월부터 3년간 조사하고 디지털화해 한국고전적종합목록시스템에 공개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주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인근에 자리한 독락당은 16세기 초반에 회재가 지은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사랑채 독락당 외에도 이언적 아들 이전인이 1554년에 건립한 서고 어서각(御書閣), 정자인 계정(溪亭), 안채 등으로 구성된다. 후손 이해철씨는 “그간 옥산문중이 고문헌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아 이번에 고서와 고문서를 공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전에는 독락당 소장 보물 16종 등 총 38종의 고서와 고문서가 전시된다. ‘여주이씨 옥산문중 고문서’(보물 제1473호) 중 일부인 중종 유지(有旨)와 경상도 관찰사유서, 회재가 1517년 새해 아침에 다섯 가지 다짐을 하며 지은 글인 원조오잠(元朝五箴), 만년에 평안도 강계에서 유배생활을 할 때 쓴 대학장구보유(大學章句補遺) 등이 전시된다.

벼루, 옥으로 만든 도장, 과거에 합격한 후 착용한 허리띠인 각품대(角品帶), 먹을 가는 데 필요한 물을 담아두는 연수병(硯水甁) 등 독락당에 전하는 회재 유품도 선보인다. 전시장 한가운데에는 독락당 계정을 옮겨놓은 듯한 시설을 배치했다. 마루에 올라 갓을 쓰고 여유롭게 고서를 읽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국가와 백성을 생각하며 공직자의 모범을 보인 이언적 선생의 삶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며 “특별전을 계기로 민간에 산재한 수많은 고문헌이 도서관과 인연을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오는 12월15일까지 열린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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